산업 산업일반

[기업, 희망을 말한다] 상생·노사화합으로 내일을…


[기업, 희망을 말한다] 상생·노사화합으로 내일을… 김민형 기자 kmh204@sed.co.kr ImageView('','GisaImgNum_1','default','260'); “우리 회사요? 제 모든 삶의 울타리이자 보금자리죠.” 포스코 포항제철소 제강부 2제강공장에서 21년째 전로취련사로 근무하는 백창기(41) 대리. 그에게 21년간 회사는 어떤 의미였느냐고 묻자 백 대리는 이렇게 대답했다. 백 대리는 제강공장에서 ‘3D’로 불리는 전로취련 작업을 맡고 있다. 전로취련은 용광로에서 나온 쇳물을 전로에 담아서 고철과 용선을 일정비율로 섞어 고객들이 원하는 상태의 철강제품으로 만들어내는 일이다. 섭씨 1,300~1,700도에 달하는 쇳물을 다뤄야 하기 때문에 순간의 방심이 폭발이나 화상 같은 ‘아차 사고’로 이어지기 십상이다. 게다가 쇳물이 굳지 않도록 24시간 돌려야 하기 때문에 매일 4조3교대로 하루종일 근무를 해야 한다. 불량품이 나왔을 때는 반성문도 써야 한다. 마흔을 넘은 나이에 반성문은 고역이 아닐 수 없다. 하지만 백 대리는 이 일터가 마냥 소중하기만 하다. 고등학교를 졸업하자 마자 포스코에 입사해 지난 21년 동안 일하면서 결혼을 해 가정을 꾸렸다. 그리고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두 딸 유정이(9)와 수민이(5)도 얻었다. 또 보람도 느낀다. 자신이 만드는 철강들로 우리나라의 아파트, 다리, 자동차 등이 만들어진다고 생각하면 불끈 힘이 솟는다. 가끔은 소중한 딸들에게 자랑도 한다. “우리가 사는 아파트에 사용된 강철제품이 아빠가 만들었단다. 그리고 방금 건너온 다리도 아빠가 만든 튼튼한 철로 만들었단다” 백 대리는 요즘 작은 소망이 생겼다. 20여년간 함께 땀 흘려온 동료들과 마지막까지 함께 일 하고 싶은 소망이다. 백 대리는 “회사는 수많은 동료들의 가정을 지켜주는 보호막 같은 존재”라며 “경제가 어렵다는 데 회사가 너무 어려운 상황까지 가지 않아서 제 2의 가족 같은 회사 동료들과 함께 포스코라는 울타리에서 함께 끝까지 일하고 싶다”며 웃었다. 2009년 기축년(己丑年)이 밝았다. 올해도 수많은 직장인들은 매일 아침 일터로 나가 일을 할 것이다. 그러면서 어떤 사람은 소중한 가정을 꾸릴 것이고, 또 어떤 사람은 아이를 낳을 것이고, 그리고 어떤 이는 직장에서 번 돈으로 부모님께 작은 선물도 사드릴 것이다. 대한민국에서 기업은 올해도 수많은 사람들의 일터로써 그들의 삶을 지켜주는 울타리가 될 것이다. 사상 유례가 없는 불황에 직면한 기업들은 올해 그 어느 때 보다 혹독한 시기를 보내야 한다. 이 위기에 살아 남아 성장잠재력을 쌓은 기업들은 경기가 회복될 때 한단계 도약하겠지만, 도태되는 기업들은 사라지거나 삼류기업으로 전락하게 될 것이다. 이에 따라 대부분의 기업들은 비상경영 체제를 선언하고 위기극복에 힘을 모으고 있다. 불황을 넘기 위한 전략으로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의 상생협력이 그 어느 때 보다 중요한 이슈로 부각되고 있다. 대기업에 부품소재를 납품하는 중소기업의 위기는 곧바로 대기업의 경쟁력 악화로 이어지기 마련이다. 이에 따라 삼성, 현대차, LG, SK, 포스코 등은 상생협력을 위한 시스템을 강화하고 중소기업의 자금난 해소를 위한 다양한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 경제전문가들은 이번 위기가 우리나라 경제의 취약점인 투쟁적 노사관계를 선진화 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노사가 힘을 합쳐 위기를 극복하면서 반목을 거듭하던 노사관계가 신뢰의 관계로 발전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사측은 손 쉬운 구조조정 보다는 잡 쉐어링(job sharing) 등을 통해 일자리 유지에 힘쓰고, 노측은 고용조건 보다는 고용유지에 초점을 맞추고 위기극복에 협력해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올해는 국내 기업들의 주요 시장인 해외시장도 동반 경기침체 상황에 빠져 수출시장이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한국경제는 사실 고비가 있을 때마다 수출을 통해 위기를 넘겼다. 1차 오일쇼크 때는 해외 건설수주 호조에 힘입어 경기침체 탈출에 성공했고, 외환위기 때도 정보기술(IT) 산업을 중심으로 한 수출이 위기극복의 견인차 역할을 했다. 이번 경기침체는 전 세계적인 현상인 만큼 기존 시장 보다 신흥시장을 개척해 새로운 시장을 창출해야 한다. 조병휘 코트라 통상처장은 “글로벌 금융 위기의 진원지가 선진국인 만큼 그 영향이 아직까지는 덜 미치는 신흥국 등에서 수요처를 찾는 게 해법”이라며 “유럽과 미국에서는 가격이 싸고 품질이 좋은 한국제품에 대한 관심이 점차 높아지는 만큼 이번 위기를 통해 브랜드 파워를 높여 일본과 중국 사이의 샌드위치 신세를 극복하는 기회로 삼아야 한다”고 말했다. 글로벌 인재확보도 게을리하면 안 된다. 다행히 국내 기업들은 지난 외환위기 때 무분별한 인력감축으로 인해 경기회복기에 우수 인력부재에 시달렸던 경험을 바탕으로 이번 위기 때는 오히려 공격적인 인재육성에 나서고 있다. LG경제연구원도 최근 “우량기업은 불황을 인적 경쟁력 강화의 기회로 삼아야 한다”며 “그렇게 할 때 경쟁사와의 역량 차를 벌리고 호황기에 비약적 성장을 할 수 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올해 극심한 경기침체로 어려움이 예상되지만 기업들의 사회공헌 활동은 지속될 전망이다. 대부분의 기업들은 올해 사회공헌 예산을 지난해와 비슷하게 잡고 있다. 힘들 때 일수록 어려운 이웃을 위한 온정의 손길을 거둘 수 없다는 기업들의 의지가 반영된 것이다. 과거 이익추구에만 급급했던 우리나라의 기업들이 이제는 사회적 책임에 눈뜨고 실질적인 실천에 나서고 있는 것이다. 기축년은 소의 해다. 소는 평생을 우직하게 일하며 인간을 먹여 살리고, 죽을 때도 인간을 위해 희생하는 동물이다. 그 어느 때 보다 경영환경이 어려운 올해 우리나라 기업들은 소처럼 꿋꿋이 일하며 밝은 미래를 꿈꾼다. 기업이 희망이다. ▶▶▶ [기업, 희망을 말한다] 관련기사 ◀◀◀ ▶ 상생·노사화합으로 내일을… ▶ 상생 "대-중기 손 잡아야 불황탈출 빠르죠" ▶화합 '노사, 일자리 나누기 함께 찾자' ▶사람 "다가올 호황기 대비 우수 인력 확보하자" ▶성장 "수출만이 살 길"… 숨은 2% 시장을 잡아라 ▶ 나눔 "사회공헌활동은 또 하나의 성장동력" 혼자 웃는 김대리~알고보니[2585+무선인터넷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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