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글로벌 경제 스태그플레이션 우려 증폭

경기 침체속 금등 안전자산에 돈 몰리고<br>콩·밀등 곡물도 수급 여유 없어 급등세<br>비수기 영향 유가 100달러대 지속은 힘들듯


글로벌 경제 스태그플레이션 우려 증폭 경기 침체속 금등 안전자산에 돈 몰리고콩·밀등 곡물도 수급 여유 없어 급등세美1월 핵심CPI 상승률 19개월來 최고 최수문 기자 chsm@sed.co.kr 국제유가가 배럴당 100달러를 돌파한 가운데 금ㆍ구리ㆍ철광석ㆍ석탄 등의 가격도 고공행진하면서 올해 세계 경제가 원자재 대란에 휩싸일 것으로 보인다. 가뜩이나 미국 경제가 가라앉으면서 글로벌 경기침체가 예상되는 가운데 원자재발 가격 인플레이션이 가중되며 주요 국가들이 스태그플레이션에 빠질 것으로 우려된다. 19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서부텍사스산중질유(WTI) 1개월 선물 가격이 심리적 저항선인 배럴당 100달러를 넘어선 직접적인 원인은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감산 전망이다. OPEC이 오는 3월 회의에서 감산에 나설 것이란 관측이 제기된 가운데 미국의 일부 정제공장이 폭발사고로 가동이 중단되면서 잠재해 있던 수급불안에 대한 우려를 자극했다. OPEC이 내세우는 감산 명분은 미국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에 따른 경기침체로 원유의 소비가 줄어들 것이라는 전망이다. 하지만 고유가의 혜택을 톡톡히 본 산유국들이 유가를 배럴당 90달러 이상으로 유지하려는 게 본질적인 이유로 해석된다. 골람 노자리 이란 석유장관은 "OPEC이 3월에 감산을 하는 것은 거의 매년 일상화돼 있다"며 다음달 5일 회의에서 감산결정이 내려질 수 있음을 시사했다. OPEC 의장인 차키브 켈릴 알제리 석유장관도 경기둔화로 인한 원유 수요 감소에 따른 감산 가능성을 최근 내비친 적이 있다. 이와 함께 하루 6만7,000배럴을 생산하는 미국 텍사스의 앨론USA 정제공장이 지난주말 폭발사고로 가동이 중단되는 등 정유회사들의 잇따른 공장 가동 중단도 악재로 작용했다. 아프리카 나이지리아에서 치안 악화로 원유생산이 최대 하루 100만배럴까지 줄어들 수 있다는 분석도 공급차질 우려를 키웠다. 원유 이외에도 금과 구리 등 광물도 인플레이션을 유발하고 있다. 콩ㆍ밀 등 곡물가격도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고 있다. NYMEX에서 금 1개월 선물가격은 온스당 23.80달러(2.6%) 급등한 926.60달러를 기록했다. 지난달 28일 기록한 사상 최고치(927.10달러)에 거의 육박했다. 구리 1개월 선물 가격도 이날 0.20달러(6%) 오른 파운드당 3.72달러를 기록했다. 달러화 약세와 미국의 추가 금리인하 기대가 안전한 투자수단으로서의 금에 대한 투기를 불러오고 있다는 해석이다. 에드워드 메이어 MF글로벌 애널리스트는 "투자자들이 불안한 채권과 증권시장을 떠나면서 금을 비롯해 상품이 안전한 투자처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곡물가격도 급등세다. 이날 시카고상품거래소(CBOT)에서 콩 1개월 선물가격은 부셸당 0.26달러(1.8%) 오른 13.98달러에 거래되며 사흘째 사상 최고치 행진을 이어갔다. 중국의 지난달 폭설에 따른 생산차질로 생긴 공급우려가 큰 영향을 미쳤다. 원자재 가격 상승이 다른 분야로 파급되면서 물가불안은 이미 가시화되고 있다. 20일 미국 노동부에 따르면 식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핵심 소비자물가지수(CPI) 1월 상승률은 전월대비 0.3%를 기록, 19개월만에 최대폭을 기록했다. 월가 예상치 0.2%도 웃돌았다. 전년대비 상승률은 2.5%로, 10개월만에 최대폭이다. 전체 CPI도 전월대비 0.4%가 상승하며 예상치 0.3%를 넘어섰다. 전년대비로는 4.3% 상승했다. 최근의 원자재 시장 폭등은 불가피하다는 분석이다. 세계 최대 소비국인 미국을 비롯한 서방국가의 경기가 악화되며 수요 감소가 예상되지만 중국과 인도 등의 인구 20억의 생활 여력이 커지면서 먹고 쓰는 데 원자재 수요가 절대적으로 늘어나기 때문이다. 게다가 상품가격의 급등은 불안한 국제시장 상황을 잘 보여 주고 있다. 수급에 여유가 없는 상태에서 조그마한 충격에도 급등락을 하고 있다. 가격하락에 따른 긍정적인 요소는 축소 반영되는 대신 상승요인은 즉각적이고 과장된 채 반영되고 있다. 장기적으론 공급이 부족할 것이라는 우려가 상품가격을 끌어올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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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수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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