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2006년 '3대 제언'] <1>오아시스는 중동에

'원유 동반자' 관계 정립 급하다<br>사우디 등 세계 원유매장량 60%이상 차지<br>정부·기업, 에너지 안보 차원서 시장접근<br>현지 유전개발·석유 공동비축 등 적극 참여를



세계 최대기업인 미국의 석유사 엑슨-모빌을 사실상 능가하고 있는 기업이 사우디의 국영석유기업 아람코(Aramco)사다. 매출 및 이익을 공개하지 않으며 상당부분이 베일에 가려져 있는 아람코사의 지상 석유시설.

아람코사의 해상 석유시설.

기업의 최고 관심사로 '유가'가 꼽히고 새해 벽두부터 러시아의 가스공급 중단 선언에 한때 전 유럽이 떨 만큼 에너지는 2006년에도 한국과 세계 경제의 화두가 되고 있습니다. 서울경제는 세계적인 에너지 전쟁시대를 맞아 우리나라가 올해 중점적으로 챙겨야 할 3대 에너지 이슈로 ▦중동과의 자원협력 강화 ▦원자력에 대한 재평가 ▦광물자원의 중요성 등을 제시합니다. 자원독립국의 꿈을 앞당기고 있는 '해외 유전개발'은 별도 시리즈로 집중 조명하겠습니다. 1편 오아시스는 중동에 2편 다시보자, 원자력! 3편 광물도 에너지다. 하루 평균 국내에 공급되는 원유는 229만배럴. 이 가운데 중동산 원유가 약 188만배럴로 전체의 82%에 달한다. 에너지 안보차원에서 원유 수입선 다각화가 심심찮게 중요 이슈로 부각됐지만 지난해 우리나라의 중동 의존도는 70%대를 넘어서면서 오히려 커진 것이다. 이유는 간단하다. 세계 에너지의 중심에 중동이 있고 한국도 이 사실에서 예외가 될 수 없기 때문이다. 지난해 11월 이해찬 총리가 중동 순방에 나서자 에너지업계 및 정부 관계자들은 “어떤 성과가 있느냐 보다는 순방 자체에 의미를 둬달라”고 강조했다. 구체적 성과물이 없어서가 아니었다. 세계 에너지시장을 리드하고 한국 에너지에 절대적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중동 국가의 고위 인사들과 관계를 튼튼히 하는 것이 곧 한국의 에너지 안보를 굳건히 하는 첩경이기 때문이다. 고유가와 전 세계적인 에너지전쟁 시대를 맞아 한국의 에너지 활로를 중동에서 찾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아프리카, 러시아, 중남미, 동남아 등 신흥 에너지 강국이 주목을 받고 있지만, 석유, 가스 등 에너지의 대부분을 수입하고 있는 한국의 목마름을 해결해 줄 오아시스는 여전히 중동이란 얘기다. 중동의 힘은 ‘신의 축복’으로 불려도 손색없을 자원 매장량에 있다. 사우디, 이란, 이라크, 쿠웨이트 등 중동국가들은 세계 원유 매장량의 60% 이상을 차지하고 있으며 확인된 매장량만 7,000억배럴이 넘는다. 더욱이 세계 원유 매장량의 가채년수(채굴 가능한 년수)가 40년에 불과한 데 비해 중동은 평균 80년이 넘고 이라크와 쿠웨이트는 100년 이상으로 추정되고 있다. 가스는 러시아(26.7%)가 세계 최대 매장량을 보유하고 있지만 이란과 카타르만 합쳐도 30%에 육박할 만큼 중동의 그림자는 크다. 석유와 마찬가지로 가스 가채년수도 러시아가 80년 정도인 데 비해 중동 국가들은 모두 100년 이상이다. 정부와 국내기업이 중동을 바라보는 태도도 이에 따라 수동형에서 능동형으로, 리스크관리형에서 동반자형으로 급속히 변하고 있다. 석유와 가스를 안정적으로 공급받는 데 머물지 않고 중동의 유전개발에 적극 참여하고, 수입시장을 다변화하는 노력보다는 함께 사업관계를 확대해 나가는 데 치중하고 있다. 석유공사는 최근 삼성물산, GS그룹 등과 함께 예멘에서 10억배럴 규모의 유전 탐사사업의 운영권자가 됐으며 SK는 예멘과 가스전을 공동개발하며 판로 확보에도 기여하고 있다. 또 석유공사가 쿠웨이트와 석유 공동비축을 추진하기로 했으며 한전은 레바논 전체 발전량의 47%를 담당할 2개 발전소의 운영을 향후 5년간 책임지기로 했다. 특히 정부차원에서 이라크의 유전개발에 참여하기 위해 물밑 노력이 진행중이다. 하지만 중동의 중요성이 우리 사회는 물론, 기업과 정부에 폭 넓게 자리하고 있지 못하고 그래서 중동 공략의 전략도 치밀하지 못하다는 지적이 적지 않다. 익명을 요구한 정부의 한 고위관계자는 “외교에 있어 중국 등 다른 나라에 비해 에너지 문제를 소홀히 하는 경향이 있고 따라서 중동과의 관계에도 관심도가 낮은 편”이라고 꼬집었다. 배럴당 1~2달러 가량 중동이 아시아에 원유를 비싸게 파는 관행에 대해서도 정유업계 전문가들은 “정부가 마냥 아시안 프리미엄 해소에 매달릴 것이 아니라 이를 지렛대 삼아 중동과의 관계를 발전시켜 가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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