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담 후세인의 생사여부를 놓고 미국과 영국 정보기관이 상반된 입장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9일에는 그가 러시아 대사관으로 몸을 피했다는 도피설까지 불거지는 등 구구한 억측이 꼬리를 물고 있다.
미국 정보관리들은 사담 후세인이 지난 7일 공습 목표물이었던 건물로 들어간 후 공습될 때까지 나오지 않았다는 정보를 여러 경로를 통해 확인했다고 9일 밝혔다. 익명을 요구한 중앙정보국(CIA) 관리들은 이중에는 현장에서 후세인이 건물에 들어가는 것을 직접 지켜본 목격자도 포함됐다며 후세인의 사망설에 한껏 무게를 실었다.
그러나 영국정보기관인 MI6는 후세인이 공습 직전 건물을 떠난 것으로 확신한다며 이같은 견해를 CIA에도 전달했다고 영국언론들이 9일 보도했다. 그러나 양측 정보기관은 모두 후세인의 생사를 확인할 수 있는 결정적인 증거는 없다고 강조했다.
한편 반체제 지도자 아마드 찰라비는 9일 미확인 정보에 따르면 “후세인은 이라크 북동부 도시 바쿠바에 은신중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또 후세인의 차남 쿠사이와 이라크 남부지역에서 사망한 것으로 알려진 하산 알-마지드 장군(일명 케미컬 알리)도 디야라 지역에 피신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주장했다.
한편 사담 후세인이 바그다드 주재 러시아 대사관에 피신했다는 일부 언론 보도가 나오면서 한때 후세인의 망명이 추진되고 있는게 아니냐는 추측을 자아내기도 했다. 실제로 카이로의 이라크 관련 소식통들은 이집트 등 일부 아랍국들 사이에서 후세인 망명계획이 진행되고 있다고 9일 밝혔다.
그러나 러시아는 후세인 대통령의 러시아 대사관 피신설을 강력히 부인했다. 러시아 외무부의 알렉산드르 야코벤코 대변인은 “그같은 보도는 사실과 전혀 다르다”며 “이는 이라크 주재 러시아 대사관을 곤란에 빠뜨리려는 기도”라고 말했다. 미 국무부 고위 관리도 후세인 대통령이 러시아 대사관에 피신했다는 보도의 진실성을 뒷받침할 것이 전혀 없다고 부인했다.
<우정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