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낙관 지나쳤다" 신중론 대두

이번 주 뉴욕 증시는 불확실성으로 가득 차 있다. 9.11 테러 참사 한 달을 맞은 지난 주엔 뉴욕 증시 3대 지수 중 나스닥과 S&P 500지수 등 두개가 참사 이전의 수준을 회복했지만 지나친 낙관론이 주가를 뛰워 올렸다는 반성의 목소리가 높다.생화학 테러에 대한 잠재적 공포가 증시 주변에 짙게 깔려 있고, 보복 전쟁을 개시한지 일주일이 지나면서 장기전에 대한 불안감 역시 높아지고 있다. 테러 참사와 보복 공격으로 이어진 지난 한달 동안 뉴욕 증시는 기업 수익, 거시지표와 같은 경제적 요인보다는 전쟁과 추가테러 위험 등 비경제적 요인이 주가에 더 큰 영향을 끼쳐왔다. 전투기와 미사일이 아프가니스탄 상공으로 날아가고 테러집단의 군사시설이 초토화된 사진을 볼 때 뉴욕 증시는 올라갔지만, 탄저균을 넣은 우편물이 NBC 방송과 뉴욕 타임스에 전달됐다는 소식에 주가는 내려갔다. 이번 주도 이런 분위기의 연장선에서 전쟁과 테러에 따른 투자자들의 감정적 요인이 주가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명확한 것은 이번 주에 굵직한 상장회사들이 3ㆍ4분기 경영실적을 대거 공개한다는 점이다. 이른바 어닝 시즌(Earning Season)이다. ▦15일에는 뱅크오브 어메리카ㆍ패니매ㆍ뱅크오브 뉴욕ㆍ노벨리스 시스템 ▦16일 인텔ㆍIBMㆍ존슨&존슨ㆍ크래프드 푸드ㆍ웰스파고 은행ㆍ엔론 ▦17일 시티그룹ㆍAOL 타임워너ㆍ파이저ㆍEMCㆍ텍사스 인스트루먼트ㆍ필립모리스 ▦18일은 마이크로소프트ㆍ선마이크로시스템ㆍ머크ㆍ제너럴모터스(GM)ㆍ코카콜라ㆍ타이코 ▦19일엔 질렛이 각각 실적을 발표한다. 이중 노벌리스 시스템ㆍ인텔ㆍIBMㆍ텍사스 인스트루먼트ㆍ마이크로소프트ㆍ선마이크로소프트 등의 3분기 실적은 한국 증시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주엔 제너럴 일렉트릭(GE) 등 일부 기업들이 호전된 실적을 공개했지만, 이번 주에 발표되는 실적은 그 역의 방향으로 나올 가능성이 높다. 기업 경영분석 기관인 톰슨 파이낸셜은 500대 기업의 수익이 지난해보다 21% 하락, 30년만에 최악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15일의 산업재고동향(8월) ▦17일의 신규주택 건설(9월) ▦19일의 소매물가지수(9월), 무역 통계(8월) 등의 경제지표들도 경기침체의 정도를 가늠케 할 것이므로 증시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또 오는 17일 앨런 그린스펀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이 상하 양원 합동위원회에서 발언할 예정인데, 그의 공개 발언은 참사 이후 처음이어서 월가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추가 금리인하 가능성, 경기 전망등에 관한 그린스펀 의장의 견해가 주식시장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 변덕스런 애널리스트 지난 주 뉴욕 증시는 낙관론이 지배, 개장 5일 동안 다우존스 지수는 2.5%, 나스닥 지수는 6.1% 회복했다. 주가가 참사 전의 수준으로 돌아가자 분위기에 민감한 애널리스들은 V자형 회복론을 제기했다. 애널리스트들은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단기금리를 1.0% 포인트 인하했고, 조지 W. 부시 행정부가 경기부양책을 채택할 것이므로 참사로 인해 경기가 오히려 빠른 속도로 회복하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증권시장의 애널리스트들만큼 변덕쟁이가 없다. 지난주말(12일) 생화학 물질이 든 우편물이 언론사에 전달됐다는 뉴스가 나오자 애널리스트들은 이구동성으로 "시장이 매우 불안하다"며 "또 다른 테러 공격이 있을 경우 주식시장이 깨지기 쉽다"고 말했다. ◇ 불안한 지표 미시간대가 발표한 10월 소비자신뢰지수는 83.4로 참사가 발생한 9월의 81.8보다 올라갔다. 미국인들이 안방의 TV 상자에서 벗어나 서서히 쇼핑몰을 찾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나 이 지수는 여전히 8월보다 낮다. 또 미국 상무부가 발표한 지난 9월 소매판매는 2,865억 달러로 전년동기 대비 2.4% 하락했다. 상무부가 지난 92년 이 통계를 내기 시작한 이래 가장 낮은 수치다. 소비가 줄어드는데 비해 물가는 올라가고 있다. 9월 도매물가지수는 8월에 비해 0.4% 상승, 전문가들의 예상치 0.1%를 훨씬 넘어섰다. 물가 상승은 중앙은행이 금리를 인하하기 어려운 조건을 형성하지만 그린스펀 의장은 "인플레이션 목표를 정한바 없다"고 말해 11월에도 예상대로 금리 인하를 단행할 것으로 보인다. 소비 위축은 기업에 직접적 타격을 주고 있다. 특히 자동차와 같이 큰마음 먹고 사야 하는 상품은 가장 먼저 절약하는 부문이다. 포드 자동차는 저조한 판매실적을 물어 5명의 고위 임원을 잘랐다. 다임러 크라이슬러는 2,700명의 직원을 정리하고 3개의 트럭 공장의 가동을 중단했다. 뉴욕=김인영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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