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韓·中·日 바둑영웅전] 칼자루를 금방 놓치다

제8보(117~140)


칼자루가 흑의 손에서 백의 손으로 넘어갔으며 승부는 원점으로 돌아갔다고 서봉수가 말하고 있었다. 그러나 그 승부의 칼자루가 창하오의 손에 잡혀 있던 시간은 너무도 짧았다. 창하오가 승부를 서두르다가 금방 그것을 놓쳤기 때문이었다. 백18이 실착이었다. 몸살이 나게 탐나는 급소임에는 틀림없으나 타이밍이 맞지 않았다. 참고도1의 백1로 먼저 젖혀야 했던 것이다. 흑2로 받을 때 비로소 3으로 두는 것이 정확한 수순으로 그 코스였으면 백이 이기는 흐름이었다. 흑은 6으로 끊어 흠집을 만들어놓고 8로 달아나는 정도인데 그때 백9로 든든하게 보강하면 흑은 목숨을 건지기 위해 고심해야 하는 바둑이었던 것이다. 순식간에 칼자루를 다시 움켜쥔 조훈현은 다시 백대마를 호되게 몰아치기 시작했다. 백30은 처절한 저항. 이 수로 31의 자리에 두는 것은 흑에게 선수로 30의 자리를 두게 하여 그대로 밀려버릴 것이다. 백34 이하 40의 끈질긴 저항으로 백도 그런대로 수습이 되었다. 그러나 조훈현은 이미 승리를 확신하고 있었다. 백34로는 참고도2의 백1 이하 7로 역습하는 것이 가장 흑을 거북하게 하는 길이었다는 조훈현의 지적이 있었다. /노승일ㆍ바둑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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