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美 경제, 올 잘해야 U자형 회복세"

루비니 "부양책 잦아들면 더블딥 올수도"<br>2월 2,209억弗 적자로 월간 '사상최고치'


유럽연합(EU) 회원국인 그리스의 재정부채 위기가 잦아들고 있는 가운데 글로벌 위기의 주범인 선진국들의 경제가 국가 채무 문제로 다시 흔들릴 수 있다는 지적이 재등장하고 있다. 한동안 EU와 일본에 비해 양호한 상황으로 환율강세 등을 보인 미국 역시 하반기 이후 천문학적인 재정적자로 인해 시련을 겪을 수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금융위기를 예측한 누리엘 루비니 뉴욕대 교수는 10일(현지시간) CBNC에 공개된 투자자용 보고서를 통해 "올해 미 경제는 잘해야 느린 'U'자형 회복세를 보이게 될 것"이라며 "하반기에 부양책이 잦아들기 시작하면 '이중침체(더블딥)'로 향하게 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고 경고했다. 루비니 교수는 소비심리ㆍ신규주택매매ㆍ실업수당청구건수 등 2월말 이후 부진을 이어가고 있는 미국의 각종 경제지표와 유럽 발 부채 위기 등을 더블딥 전환의 가능성으로 꼽았다. 루비니 교수는 "유럽이 더블딥을 피하더라도 수요 증가세가 한정될 것으로 보여 미국 수출에 타격을 줄 것"이라며 미국이 더블딥 침체로 갈 가능성을 20%, 느린 U자형 회복을 보일 가능성을 60%라 관측했다. 미 재무부가 발표한 연방정부의 2월 중 재정적자는 2,209억 달러로 월간 기준으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해 미국 내 재정적자 우려를 더욱 부각시켰다. 이 같은 적자 규모는 지난해 같은 달에 비해 14% 증가한 것으로, 연방정부는 17개월 연속으로 적자를 이어가게 됐다. 미 하원 세출 소위에서도 높아가는 정부 적자에 대한 지적이 쏟아졌다. 공화당 의원들은 거듭되는 국채 발행에 투자자들의 자금이 집중되면서 사적 투자가 위축되고 있다는 지적까지 내놨다. 존 쿨버슨 공화당 위원은 "정부가 적자를 다 갚을 수 있다고 말하고 있지만 이는 현실과는 동떨어진 이야기"라며 "더 큰 문제는 우리가 아직 최악의 시점을 경험하지 않았다는 점"이라고 지적했다. 티모시 가이트너 미국 재무장관은 이와 관련, "재정적자가 감당할 수 없을 만큼 높은 게 사실"이라면서도 "그렇지만 일시적이고 목표 대상을 정한 지출로 경제 회복을 도왔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그는 "미국이 그리스와 같은 재정위기에 직면할 가능성은 없다"고 강조하면서도 "미 경제와 금융 시스템에 대한 실질적인 도전이 남아있고 아직 침체에서 완전히 벗어난 것은 아니다"고 답했다. 세계 최대 뮤추얼 펀드 운용사인 핌코의 엘 에리안 최고경영자(CEO)도 이날 파이낸셜타임스(FT)를 통해 국가 재정의 악화가 현재 인지하고 있는 것 이상으로 전 세계의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엘 에리안 CEO는 "국가재정 쇼크의 중요성은 선진국에서 아직 충분히 평가되지 않았다"며 "잠재적 피해가 그리스에서 드러난 것일 뿐"이라고 덧붙였다. 과도한 정부 빚을 줄이기 위해 현재 각국은 어쩔 수 없이 증세를 택하고 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재정 개선을 위해 고소득자 세금 인상 등을 용인, 연방 채무를 줄이는 법안에 서명했다. 지난달 간 나오토 일본 재무상은 정부가 판매세 개선 논의를 이달부터 시작할 것이라 밝힌 바 있다. 하지만 1939년과 1997년에도 미국과 일본에서 시의적절하지 못한 세금인상으로 소비가 흔들리며 침체 기조가 되살아 난 바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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