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현 CJ그룹 회장의 개인자금을 둘러싼 살인청부사건을 수사하고 있는 서울경찰청은 20일 자금출처에 대해 “선대에서 물려받은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경찰의 한 관계자는 “고(故) 이병철 전 삼성그룹 회장이 1987년 맏손자인 이 회장에게 삼성화재 주식 9만여주를 증여했는데 이것이 자금의 출처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이 회장은 1994∼1998년 CJ그룹이 삼성그룹에서 계열분리되는 과정에서 삼성화재 주식을 순차적으로 처분한 것으로 조사 결과 파악됐다.
이 회장은 처분한 돈으로 2002년까지 임직원 명의 등 차명 주식계좌 90여개를 통해 CJ 주식을 매입한 것으로 경찰은 보고 있다. 경찰은 CJ 측이 제출한 차명계좌의 내역을 조사한 결과 대부분 CJ 계열사의 주식과 채권을 매매하는 데 사용됐다고 밝혔다.
이 회장의 개인자금 관리 담당자인 CJ 직원 이모(41)씨는 차명계좌를 통해 CJ 주식, 주식 배당금, 채권 등을 처분해 수표 300여장으로 100억원을 마련한 뒤 조직폭력배 출신 박모(38)씨에게 건네준 것으로 드러났다.
이씨는 박씨에게 건네준 돈을 돌려 받지 못하게 되자 다른 이들을 시켜 박씨를 살해하도록 한 혐의(살인교사 등)를 받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