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들은 현재의 경기와 생활형편이 외환위기 때와 비슷하다고 느끼고 있으며 앞으로 더 나빠질 것으로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9일 통계청이 발표한 `3월 소비자전망조사 결과`에 따르면 6개월 전과 비교해 현재의 경기ㆍ생활형편에 대한 소비자들의 평가를 보여주는 소비자평가지수가 63.9로 통계청이 지난 98년 11월 조사를 시작한 후 최저를 기록했다. 지난 2월(73.5)에 비해서도 약 10포인트나 떨어졌다.
특히 경기에 대한 평가지수가 전월의 63.9에서 50.2로 곤두박질쳐 소비자들이 피부로 느끼는 체감경기가 갈수록 악화하고 있다. 또 현재와 비교해 6개월 후의 경기ㆍ생활형편ㆍ소비지출 등에 대한 소비자들의 기대심리를 나타내는 소비자기대지수도 90.4로 2001년 1월(89.7) 이후 2년1개월 만에 가장 낮았다. 무엇보다 기대지수 가운데 호ㆍ불황에 관계없이 100 이상을 꾸준히 유지해오던 소비지출지수가 98.7로 하락, 기초생활비마저 줄일 정도로 소비자들은 `허리띠 졸라매기`에 나설 생각을 가진 것으로 나타났다.
내구소비재구매지수(91.2→89.3)와 외식ㆍ오락ㆍ문화생활지수(90.9→87.1)도 일제히 떨어졌다. 전신애 통계청 통계분석과장은 “이는 앞으로 소비자들이 승용차ㆍ가전제품ㆍ가구 등의 구입을 자제하는 것은 물론 여가비 등 불필요한 비용을 쓰지 않겠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소득계층별로는 저소득층으로 갈수록 경기침체에 대한 우려가 높은 가운데 올들어 두달간(1~2월) 100 이상을 보였던 월평균소득 300만원 이상의 고소득층의 기대지수마저 100 미만(97.3)으로 하락, 심각성을 더했다. 연령별로는 20대만이 기대지수 100 이상으로 경기전망을 `나 홀로` 낙관한 반면 30대 이상 연령층은 100 미만으로 경기와 생활형편 등이 현재보다 나아지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임석훈기자 shim@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