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남미 부양책 불구 불안확산

아르헨티나·브라질등 증시·환율급락위기에 처한 남미 국가들이 적극적인 경제 회복책을 내놓고 있음에도 시장불안은 더욱 확산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아르헨티나는 지난 21일 세금 감면과 규제 완화를 골자로 한 경제 개혁안을 발표했다. 또 내수시장을 살려 실업률을 낮추고 성장률을 높이는 경기 부양책을 실시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 같은 정부의 대책에도 불구하고 22일 아르헨티나 증시의 메르발 지수는 전날대비 5.59% 나 급락하면서 404.12포인트로 장을 마쳤다. 증시 관계자들은 조만간 페르난도 델라루아 대통령이 사임하면서 정치적 혼란이 가중될 것이라는 루머가 작용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시장의 소문이 정부의 발표보다 더욱 강력하게 반응한 셈이다. 인접한 브라질 역시 통화안정을 통한 외국인 투자자 이탈 방지를 위해 0.5%포인트의 금리 인상을 단행했으나 주가는 떨어지고 통화가치는 폭락하는 상황이 빚어지고 있다. 실제 22일 브라질 사웅 파울로 증시의 주가는 무려 5.34% 하락하면서 1만4,046.10포인트로 장을 마감했다. 헤알화는 전날대비 1.84% 상승하면서 달러 당 2.162헤알을 기록, 통화가치가 2년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미국과 일본의 금리 인하 압력에 따른 국내 경기둔화의 위험도 무릅쓰고 외국인 투자자를 붙들기 위해 금리 인상이란 카드까지 동원했지만 주가와 환율 안정을 도모하기는 커녕 시장의 불안감만 커진 꼴이 됐다. 국제금융시장 관계자들은 조만간 브라질이 또 한차례의 금리 인상을 단행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전망하고 있으나 이 같은 조치가 외국인 자본의 이탈을 막기에는 역부족일 것으로 점치고 있다. 한편, 아르헨티나의 경제 위기가 브라질을 비롯한 남미 전체로 확산될 조짐을 보이자 해당 국가들은 아르헨티나에 강도 높은 금융시장 안정조치를 취할 것을 요구하고 나섰다. 하비에르 실바 루에테 페루 경제장관은 "아르헨티나의 경제위기가 페루 경제도 위협할 수 있다"며 이를 막기 위한 강력한 조치를 요구했다. 전문가들은 남미 국가의 금융시장 안정대책이 역효과를 내고 있는 것은 근본적으로 이들 국가의 위기관리 능력이 취약하기 때문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이에 따라 위기국면을 조기에 벗어나기 위해서는 미국과 남미 국가가 공동으로 대책 마련에 나서야 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장순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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