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韓·中·日 바둑 영웅전] 크게 달라진 박문요

제2보(14~28)



박문요가 한국에 알려진 것은 2006년초였다. 처음에는 조선족 출신의 중국 프로기사가 하나 있다는 정도였다. 그런데 그가 슬슬 두각을 나타내더니 중국 대표의 하나로 급부상하게 되었고 한국 기사들과의 접촉이 잦아졌다. 그의 모습은 다소 기이했다. 작은 키에 왜소한 체구였으며 얼굴도 추남에 가까웠다. 어느 기자는 그가 오소리나 살쾡이를 연상시킨다고 말했을 정도였다. 바둑의 내용도 그리 탐탁해 보이지 않았다. 집념과 끈기는 상당하지만 이렇다 할 광채는 없었다. 그러나 2년쯤 지나자 그에 대한 평가는 크게 달라졌다. 중국기원 본부석에서도 그를 차세대의 선두 주자 리스트에 올리는 분위기가 형성되었고 한국의 평론가들 눈에도 강렬한 인상을 줄 정도가 되었다. 그의 바둑은 상대방을 결코 편안하게 해주지 않았다. 언제나 가장 치열한 방식을 선택했고 노림이 강했으며 그러면서도 신중하고 냉정했다. 요컨대 프로다운 기량과 내공이 엿보였다. 다만 어딘지 조금 덜 다듬어진 데가 있어 보였다. 필자는 시골에서 갓 올라온 친척을 바라보는 기분으로 그를 관찰하기 시작했다. 그 기분은 오늘까지도 똑같다. 14로 걸친 이 수. 아마추어의 눈에는 지극히 평범한 수이지만 이 수에는 연구가 실려 있었다. 강동윤은 그 연구의 냄새를 즉시 간파했고 대응책을 찾기 위해 5분의 시간을 쓰며 고심했다. 그가 원래 상상했던 것은 참고도1의 백1이었다. 그것이면 최근의 유행형인 흑2, 4를 실험할 작정이었는데 그것이 빗나간 것이었다. 최철한9단은 참고도2의 흑1 이하 5를 추천하고 있었지만 강동윤은 그게 자신이 없어서 실전보의 흑15 이하를 선택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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