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2008 대한민국 증권대상] 삼성투신운용 "간접투자 선진화…"

운용사 부문 대상<br>안정 운용 이끌어 <br> 인덱스펀드 분야 국내 최강자… 올해 업계 1위로 '우뚝'<br>작년 증시활황에도 MMF등 '수비형 상품' 관리에 심혈






‘업계 1위를 넘어 글로벌 자산운용사로’ 사상 유례없는 증시 불황에서 ‘2008 대한민국 증권대상’ 운용사부문 대상을 수상한 삼성투신운용이 거둔 성과는 놀라움 그 자체다. 잘 나갈 때는 쉽게 드러나지 않는 안정적인 운용스타일과 인덱스 펀드의 강점이 어려운 시기에 그 진가가 뿜어나고 있다. 거품 장세가 꺼지면서 삼성투신이 추구한 진정한 간접투자의 철학이 무엇인지가 드러나고 있는 것이다. 지난 수 년간 활황장세 속에서 간접투자 문화의 씨가 뿌려지는데 업계 전체가 기여를 했다면, 불황장에서 자산을 안정적으로 관리한다는 진정한 ‘간접 투자’의 철학을 되새기는 데 삼성투신이 기여한 공은 그 어느 운용사보다 크다고 할 수 있다. ◇인덱스펀드의 최강자= 올해 삼성투신을 설명하는 두 가지 단어로는 ‘인덱스 펀드’와 ‘상장지수펀드(ETF)’를 꼽을 수 있다. 지난해까지는 활황장을 등에 업고 무조건 수익률을 많이 올려주는 성장형 액티브 펀드가 인기를 끌었다. 그러나 약세장에서 이들 액티브 펀드는 오른 것 이상으로 빠지며 고점에 들어간 투자자들의 한숨을 짓게 했다. 펀드매니저는 결코 시장을 이길 수 없다는 오래된 격언을 다시 한번 떠올리게 하는 시기가 바로 2008년이었다. 삼성투신은 지난 2001년 ‘삼성인덱스프리미엄주식파생상품’을 시작으로 국내에 인덱스 펀드라는 새로운 장을 개척했다. 미국에선 뱅가드 등이 이미 실적으로 증명하면서 큰 인기를 모은 상품이지만, 간접투자에서조차 ‘한탕’ ‘대박’이 판치던 낙후된 국내 펀드시장에서 인덱스 펀드는 생경함 그 자체였다. 인덱스 펀드에 대한 삼성투신의 노력은 국내 최초의 상장지수펀드(ETF) 출시로 열매를 맺었다. ETF는 적은 돈으로 상장된 종목을 사는 편리함에 시장 전체를 살 수 있다는 매력까지 더해진 인덱스 펀드의 ‘꽃’이다. 2002년 처음 상장될 때만 해도 일부 ETF의 경우 거래량 부진으로 상장폐지 논란까지 빚어졌지만, 이후 장기수익률이 우량주는 물론 보수가 비싼 일반 성장형 펀드를 능가하는 성과가 속속 나타나면서 투자자들을 사로잡았다. 국내 최초로 ETF를 일본에 판매하고(2005년) 운용 노하우를 태국에 수출하는 등(2007년) 해외 진출에까지 힘을 쏟으며, ETF에 관한 한 모든 부분에 ‘국내 최초’라는 타이틀이 붙는 영광을 안았다. 이밖에 코스피200 지수에만 한정된 기존 인덱스 펀드에서 한 단계 더 나아가 벤치마크를 세분화하고 해외 인덱스 등으로 분야도 확대해 투자자들에 안정적이고도 다양한 투자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업계 정상 올라= 지난 10월 자산운용업계의 일대 지각변동을 알리는 ‘사건’이 벌어졌다. ‘만년 2위’라던 삼성투신이 미래에셋을 제치고 명실상부한 순자산액 업계 1위에 올랐다. 12월1일 기준으로 삼성투신의 순자산총액은 48조6,295억원으로 미래에셋(33조9,518억원)을 15조원 가까이 앞서며 1위 자리를 굳히고 있다. 업계 관계자들은 “활황장에서 무리하지 않고 안정적 경영 스타일을 유지한 삼성만의 저력”이라고 입을 모은다. 지난해 증시 활황이 절정에 달할 때도 공격적인 주식형펀드 출시를 자제하고 인덱스펀드와 ETF, 머니마켓펀드(MMF) 및 채권형펀드 등 이른바 ‘수비형’ 상품 관리에 심혈을 기울였다. 주식형펀드 비중이 80%에 달하는 미래에셋이 주식형, 특히 중국 펀드의 몰락과 함께 순자산액이 급감하는 동안 주식형 비중이 30% 정도에 불과한 삼성투신은 탄탄한 MMF 수탁액를 발판으로 불황 속에서 1위 자리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삼성투신은 1등 운용사답게 투자자들에 대한 각종 선진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우선 업계 최대 규모의 리서치팀을 기반으로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하는 운용 프로세스를 구축했다. 일반인들의 펀드 투자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기 위해 홈페이지 내 ‘펀드스쿨’을 개설하고 펀드 투자가이드북을 제작해 왔다. 리스크 관리 부분에 있어서도 심혈을 기울이며 업계 최초로 법률, 회계, 운용 전문가로 구성된 컴플라이언스 조직을 운영 중이고, 3단계 리스크 관리 시스템을 도입해 상품 개발 전단게부터 철저한 리스크관리를 실시하고 있다. 강재영 삼성투신운용 대표이사
"지금의 글로벌 경기 위기 오히려 성장 디딤돌 될것"
"무리한 외형확대를 하지 않고 자산운용 본분에 충실했을 뿐입니다. 지금의 글로벌 경제위기가 삼성투신에게는 오히려 성장의 디딤돌이 될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2008년 증권대상 자산운용사 부문 대상을 수상한 삼성투신운용의 강재영(사진) 대표는 "고객을 위한 지속적이고 안정적인 투자수익 창출을 철학으로 삼고 주어진 업(業)에 최선을 다 한 것이 좋은 평가를 받은 것 같다"며 "최악의 글로벌 금융위기를 겪고 있는 올해 상을 받게 돼 더욱 어깨가 무겁다"고 수상 소감을 밝혔다. 삼성투신은 올해 순자산액 업계 1위라는 단순한 순위보다도 철저한 리스크 관리와 무리하지 않는 운용전략으로 자칫 공멸에 빠질 위기에 놓였던 자산운용업계에 '탈(脫)위기의 모범'을 보였다는 점에서 큰 주목을 받았다. 국내 척박한 간접투자 토양 위에서 지난 6년여간 일궈낸 '상장지수펀드(ETF)'가 그 대표적인 예이다. 활황장세에서 위기를 대비한다는 것이 말처럼 쉽지 않다는 점에서 삼성투신의 업계 1위로 도약은 예정된 수순이었다는 평가다. 장이 좋을 때도 무조건 펀드를 파는데 몰두하지 않고 오랜 시간 장기 수익을 추구할 수 있는 인덱스 펀드를 키워낸 일이 삼성투신이 아니면 하기 힘들었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강 사장은 "국내 운용사로서는 드물게 자체 리서치 조직을 운영하고 선진 리스크관리 시스템을 구축하는 등 인력과 인프라에 대한 과감하고 지속적인 투자를 아끼지 않았다"며 "이러한 꾸준한 투자가 국내 간접투자 문화의 선진화에 조금이나마 기여했다는 점이 좋은 평가를 받은 것 같다"고 말했다. 삼성투신은 다른 운용사와는 차별화된 독특한 운용능력이 강점이다. 장기적인 분산투자를 위한 업종별 분담체제를 구축해 고객별 복수운영체계를 도입한 점과 MMF(머니마켓펀드)부터 절대수익추구형 펀드에 이르는 다양한 상품라인업을 구성한 점, 철저한 리서치를 바탕으로 한 최적의 포트폴리오를 내세우는 점 등은 삼성투신만의 특화된 전략으로 손꼽힌다. 최근 세계 금융위기로 잠시 주춤했지만 글로벌 전략은 빼놓을 수 없는 삼성투신의 핵심목표다. 국내에서 ETF를 개발하면서 일본에 상품판매를 시작하고 태국 등에 운용노하우를 전수하는 등 글로벌 진출전략은 이미 지난 수 년간 가시적인 성과를 보이고 있다. 지난 4월 국내에서 두 번째로 홍콩에 정식 영업인가를 얻어 현지법인 영업을 시작한데 이어 9월에는 싱가포르 현지법인을 설립했다. 강 사장은 "앞으로 글로벌 시장에서 인정받는 자산운용사로 투자자들의 신뢰에 보답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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