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기회복 불씨 확실히 살린다" 의지

올 11번째 금리인하… 소비촉진등 효과 가시화미국의 단기금리가 40년만에 처음으로 1%대로 떨어졌다.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는 월가 이코노미스트들의 '실탄(금리인하 여력) 부족론'에도 불구, 11일 올해 마지막 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열고 은행간 콜금리를 0.25% 포인트 인하, 경기 회복의 불씨를 확실하게 살리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보여줬다. 이로써 FRB는 올들어 11번째 금리 인하를 단행, 연초에 6.5%였던 단기금리를 1.75%까지 대폭 떨어 뜨렸다. 이는 존 F. 케네디 대통령 시절인 지난 61년 7월 이래 최저 수준이다. ◆ 추가 인하 시사 FRB는 민간 이코노미스트들 사이에서 제기되는 경기 회복론에 신중하게 접근하고 있음을 보여주었다. FRB는 이날 발표문에서 "수요 부진이 해소될 신호를 보이고 있다"며, "그러나 이들 신호는 예비적이고 시험적"이라며 조심스러운 시각을 드러냈다. 발표문은 또 "예측 가능한 미래에 경제가 악화되는 쪽으로 위험성이 노출되고 있다"며, 경기가 악화될 경우 내년초에 한차례 더 금리를 인하할 가능성을 강하게 시사했다. 뉴욕 월가 페드워쳐들은 내년 1월 29일에 0.25% 포인트의 금리 인하를 기대했다. ◆ 금리인하 효과 올들어 단행된 11번의 금리 인하 효과는 여러군데에서 나타나고 있다. 제너럴 모터스(GM)ㆍ포드등 자동차업계가 무이자 할부판매를 실시, 자동차 판매량을 크게 늘리고, 테러 이후 미국의 소비를 활성화시킨 것도 금리 인하의 덕분이다. 게다가 주택담보(모기지) 이자율이 하락함으로써 개인소득자의 가계부담을 줄여 소비를 촉진하는 계기를 마련했다. FRB의 공격적인 금리인하는 테러 이후 항공ㆍ관광ㆍ호텔등 서비스 산업이 위축되고, 실업률이 급증하는 악조건 속에서 미국 경제활동의 3분2를 차지하는 소비를 지탱시키는 힘으로 작용한 것은 사실이다. 금리 인하 효과에 대한 논란이 끊임없이 제기됐지만, 추락하는 경기를 상당한 힘으로 떠받쳤다는 점에서는 FRB는 유럽이나 일본등 다른 선진국의 중앙은행에 비해 일단 성공한 것으로 평가된다. 또 연속적인 금리 인하는 금융시장 패닉을 완화시키는데 큰 역할을 했다. 테러 직후 안전한 자산으로 인식되는 미국 국채(TB) 시장에 돈이 몰렸으나, 최근에는 국채시장에서 돈이 빠져나와 리스크가 높은 회사채 시장이 활성화됨으로써 기업의 자금난 완화에 도움을 주고 있다. 메릴린치 증권의 분석에 따르면 지난 10월 정크본드 시장에 10억 달러가 신규 유입됐으며, 11월에는 18억 달러가 새로 들어갔다. 회사채 신규발행액도 10월에 730억 달러, 11월에 56억 달러로 연초에 비해 크게 호전됐다. ◆ 일본형 장기침체에 대한 우려 FRB 내부에서도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보다는 침체의 장기화를 걱정하는 분위기가 상당하게 확산돼 있는 것도 사실이다. 로렌스 마이어 이사는 "경제가 (침체의) 숲에서 헤어나오지 않았다"고 역설했고, 시카고 연방은행의 마이클 모스코 총재는 "가계 소비와 기업 활동이 얼마나 약화될지, 그 허약성이 얼마나 지속될지가 불투명하다"고 말했다. 월가 이코노미스트들은 FRB가 금리 인하의 실탄을 소진한 상태에서 내년여름까지 침체가 지속될 경우, 일본은행(BOJ)처럼 무기력한 중앙은행이 될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뉴욕=김인영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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