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럭셔리 송년회' 확산

"힘들었던 한해, 마무리라도 우아하게"<br>영화제 모방·유람선 파티·와인 시음등 인기

“힘들었던 한해, 마무리라도 우아하게.” 지난 7일 저녁 서울 장충동의 서울클럽에선 법무법인 세종의 변호사들이 ‘오페라의 유령’ 등 성악 공연을 즐기며 우아한 송년회를 즐겼다. 부부동반으로 이뤄진 이날 송년회는 김두식 세종 대표변호사가 매년 되풀이되는 법조계의 ‘폭탄주 송년회’를 한번 바꿔보자는 취지에서 기획했다는 후문이다. 이 자리는 재치 있는 입담으로 유명한 박재희 교수(한국예술종합학교)의 강연 등 다양한 행사로 2시간 가까이 진행됐다. 송년회 비용은 약 2,000만원. 검사 출신의 한 변호사는 “현직 때는 폭탄주로 한해를 보냈는데 부부동반으로 공연을 관람하면서 송년회를 하니 새로운 느낌”이라며 만족해했다. 몇해 전부터 이색 송년회 등 ‘송년회의 변신’이 눈에 띄는 가운데 올 들어서 이처럼 한해를 보다 우아하게 정리해보자는 일명 ‘럭셔리 송년회’가 사회 전반적 현상으로 완전히 자리매김하는 분위기다. 14일 파티플래닝업체 등에 따르면 일반적인 송년회와는 전혀 차별화된 ‘VIP 송년회’를 기획해달라는 주문도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다. 파티플래닝업체의 한 관계자는 “일주일에 4~5건은 VIP 송년회 기획 요청”이라며 “유명 영화제를 모방한 송년회, 스탠딩 와인 시음회 등 요구도 가지각색”이라고 말했다. VIP 송년회는 행사 진행을 도와주는 도우미부터 송년회의 흥을 더할 공연팀까지 모두 섭외되며 규모에 따라 비용도 수천만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복잡한 도시를 떠나 바다에서 즐기는 호화유람선 송년회도 인기를 끌고 있다. 3년 전부터 시작된 현대유람선의 ‘디너 크루즈’ 송년회는 인천 연안부두에서 출발해 유람선에서 해물식 뷔페, 라이브 공연, 불꽃놀이 등을 즐기는 행사. 현대유람선 관계자는 “지난해 8,000명이 이용했고 올해도 주말은 이미 매진돼 1만명 정도가 이용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비용은 한 사람당 5만원가량. 유람선에서 송년회를 즐긴 한 중소기업의 임원은 “가격도 생각보다 저렴한데다 색다른 추억을 만들 수 있어 지난해부터 직원들을 데리고 찾고 있다”고 말했다. 이밖에 요리강습 전문 업체를 찾아 부부동반으로 요리를 만들고 함께 만든 음식을 와인과 함께 즐기며 차분하게 송년회를 즐기는 프로그램도 인기를 얻고 있다. 한 기업 관계자는 “각종 정치 사건부터 선거다 뭐다 연말까지 시달리다 보니 이번 한해는 시끄러운 술자리보다는 조용하고 품격 있게 마무리하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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