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떡장수-변리사 '찰떡궁합' 中企특허 지켜냈다

박충호 삼진식품 회장-안소영 변리사<br>대기업과 '초코찰떡파이' 특허 놓고<br>5년간 법정소송끝에 승소 회사 살려

안소영(왼쪽) 변리사와 박충호 삼진식품 회장이 ‘초코찰떡파이’를 앞에 두고 5년 동안의법정 투쟁 과정을 얘기하며 활짝 웃고 있다. 김동호기자

떡장수-변리사 '찰떡궁합' 中企특허 지켜냈다 박충호 삼진식품 회장-안소영 변리사대기업과 '초코찰떡파이' 특허 놓고5년간 법정소송끝에 승소 회사 살려 이혜진 기자 hasim@sed.co.kr 안소영(왼쪽) 변리사와 박충호 삼진식품 회장이 ‘초코찰떡파이’를 앞에 두고 5년 동안의법정 투쟁 과정을 얘기하며 활짝 웃고 있다. 김동호기자 “5년 전 조그마한 과자회사 사장님이 울듯이 찾아오셨어요. 자신이 개발한 과자를 납품받던 대기업에서 갑자기 계약을 해지하더니 똑같은 제품을 만들어 팔더라는 것입니다. 그 과자 특허를 놓고 지난 5년간 싸워 마침내 대법원 승소까지 이끌어 냈습니다”(안소영 변리사) 떡장수와 변리사의 찰떡 궁합이 위기에 처했던 중소기업을 알짜 기업으로 회생시켜 화제가 되고 있다. 주인공은 안소영(46) 변리사와 박충호(73)삼진식품 회장. 문제의 특허 과자는 최근 큰 인기를 끌고 있는‘초코찰떡파이’로 찰떡에 초콜릿을 입히고 가장 안쪽에는 크림이 들어 있는 제품이다. 박 회장은 초코파이형 찹쌀떡의 탄생 과정을 이렇게 설명했다. “70년대 시골에서 올라와 찹쌀떡을 만들어 팔았어. 찹살떡이라는게 다거기서 거기니까 한놈이 싸게 팔면 다른 놈이더싸게 팔고, 가격 경쟁이 너무 심한거야. 그래 가지고는 도저히 사업을 키울 수가 없겠더라고. 아예 새로운 걸 만들어서 경쟁 을 피해야겠다 싶었지” 그는 신제품 개발에 성공한 지난 97년 군납 가산점을 따기위해 당시로는 드물게 과자에 대한 특허출원도 했다. 그리고 영세업자였던박회장은 전국적인 유통망을 갖춘 더 큰 제과회사에 이 제품을 납품했다. “반응이 괜찮았지. 특히 PC방에서는 과자부스러기가 생기지 않아서 잘 나갔어. 그런데 갑자기 그 회사에서 납품계약을 해지하겠다는 거야. 좀팔린다 싶으니까 자기들이 직접 만들어팔겠다고 기계까지 주문했더라구. 앞이 깜깜했어” 그래서 그가 찾은 사람이 안소영 변리사. 안 변리사는 당시특허 전문 변리사로 활동하고 있었다. 안소영 변리사는“영세한 중소기업 사장님의 사연을 들어보니 참딱했어요. 조그만 회사가 개발한 특허를 큰기업에서 침해했다는 점에서 더욱 의뢰 인을 돕고 싶다는 마음이 들었어요”라고 회상했다. 안 변리사는 2000년 12월 우선 특허침해 금지 가처분부터 신청했다. 상대측의 제품이 특허를 침해했다는 점을 부각시켰고 가처분은 받아들여졌다. 그러자 상대방측에서는 아예 특허를 무효로 해달라는 소송을 제기했다. 가처분소송과 특허소송 등을 거치며 지난해말까지 장장 5년간 진행된 이 싸움에서 안변리사는 대법원 상고심까지 연거푸 이겨 6전 전승을 거뒀다. 화려한 전적이지만 매 재판마다 안 변리사의 마음은 조마조마했다고 한다. “소송 과정이 쉽지만은 않았어요. 특허침해에 대해 재판부를 어떻게 설득하느냐가 중요했어요 . 그래서 아예 재판부가 특허 명세서를 볼 필요도 없을 정도로 서면을 자세하고 쉽게 썼던게 주효했던 거 같아요” 어렵게 지켜낸 특허 덕분에 삼진식품은 연간 매출 140억원을 올리는 견실한 중소기업으로 성장했다. 매출액 가운데 55%는 대기업 납품, 45%는 자체 브랜드로 제품을 출시하고 있다. 안 변리사는“중소기업에서 특허출원을 제대로 해놓지 않아 애써 개발한 제품을 대기업에 뺏기는 경우가 많다”며“중소기업들은 개발뿐 아니라 권리를 어떻게 지킬 것인지에 대해서도 신경써야 한다”고 조언했다. 입력시간 : 2006/03/20 16: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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