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MJ 대선출마… 재계 '기대반 걱정반'

>>관련기사 정몽준(MJ) 의원의 대선출마를 놓고 재계는 한편으로는 정 의원의 친기업적 성향에 대해 기대하면서 다른 한편으로는 정경분리 원칙훼손에 따른 반기업 정서 확산 등 '역풍'을 우려하는 미묘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이에따라 이건희 삼성 회장이나 손병두 전국경제인연합회 부회장을 비롯한 일부재계 인사들을 제외하고는 정 의원의 대선출마에 대해 공개적인 언급을 꺼리는가 하면 정치자금 제공 등을 통한 지원여부에 대해서도 모호한 태도로 일관하고 있다. 이건희 삼성 회장은 지난 12일 전경련 회장단 회의후 정 의원의 대선 출마에 대해 "좋다고 생각한다. 서민적이고 털털해 보여 좋다"며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삼성 관계자들은 이 회장의 이런 답변이 "의례적인 덕담으로 봐야 한다"고 밝혔으나 재계 일부에서는 이 회장의 평가가 시장경제를 이해하고 자본주의에 대한 확고한 신념을 가진 사람이 대통령 후보가 돼야 한다는 전경련의 입장과 어느정도 맥락을 같이 하는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경제인 출신으로 기업의 어려움과 국민경제에서 차지하는 역할을 잘 이해하는 인물이 대선전에 뛰어들면 정치적 모험의 성패 여부에 관계없이 자본주의 사회에서 차지하는 기업의 위치를 정책결정권자들에게 각인시킬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되리라는 기대감이 반영됐다는 것이다. 젊은 CEO(최고경영자)들 사이에서도 정 의원이 기성 정치인보다 신선미를 주고효율적인 경영마인드를 국가운영에 도입하는 길을 열 수 있다는 이유로 그에게 호의적인 태도를 보이는 경우가 적지 않다고 재계 관계자는 전했다. 그러나 상당수 재계 인사들은 과거 정주영 전 현대 명예회장의 대선출마의 경험으로 볼 때 확실한 정경 분리가 이뤄지지 않은 상황에서 정 의원의 출마는 적지않은역풍을 불러올 것이라며 부담스러워 하고 있다. 손 전경련 부회장은 "정의원이 출마하면 현대중공업 등의 주가와 신용도가 떨어지지 않겠느냐"며 부정적인 입장을 우회적으로 밝힌 바 있다. 정 의원의 출마에 대해 재계가 가장 우려하는 것은 반재벌 분위기 확산가능성. 외환위기후 재벌에 대한 이미지가 많이 개선되기는 했지만 여전히 부정적인 정서가 남아있는 상황에서 재벌출신 인사가 권력까지 추구할 경우 국민 사이에서 `재벌공화국'에 대한 우려와 함께 반재벌 분위기가 확산되지 않을까 걱정하고 있다. 이와함께 기업 투명성이 많이 개선됐지만 정 의원이 대선에 출마하면 현대가(家)기업들이 정치바람에 휩쓸릴 우려가 있고 이는 해당 기업에게 타격을 주는 것은 물론 경제전체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부담도 만만치 않다. 울산의 현대계열 노조들이 정 의원의 대선출마에 반대하는 것은 이런 분위기를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 한편 정 의원에 대한 지원과 관련, 대부분의 재계인사들은 "기업이 정치에 휘말리면 크게 흔들릴 수 밖에 없다"면서 최대한 정치와 거리를 두겠다는 입장을 보이면서 "정치자금 등에 대해서는 법에 따라 최대한 중립성을 유지할 수 있는 방식으로 처리하겠다"고 극도로 조심하는 자세를 보였다. 정 의원은 출마전에 재계의 월드컵축구대회 지원에 감사를 표시한다며 구본무 LG 회장, 손길승 SK 회장 등을 만났으며 이웅렬 코오롱 회장, 손 전경련 부회장 등과골프 모임을 갖는 등 재계에 성의를 보이는 모습을 보여왔다. 정 의원은 삼성 이 회장측에도 연락했으나 당시 이 회장이 일본 출장중이어서회동은 성사되지 못했던 것으로 알려졌으며, 삼성측은 이 회장과 정 의원의 회동 여부에 대해 "현재로서는 아무것도 정해지지 않았다"며 신중한 입장을 나타냈다. 재계는 정치관련 사안에 대한 기업들의 이같은 `몸조심 입단속'은 앞으로 더욱 심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신삼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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