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지각변동 철강업계] 인터뷰 오관치 포스코경영연구소 소장

"유럽 철강업체들이 대형화를 추진하고, 이를통해 아시아 시장에 진출하면 이 지역내 경쟁을 심화시켜 철강업체들간의 통합과 전략적 제휴를 가속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다."오관치(사진) 포스코경영연구소(POSRI) 소장은 최근 유지노와 아베드의 합병과 아시아 지역 진출 움직임이 갖는 의미를 이같이 분석했다. 육사출신의 오 소장은 밴더빌드 대학 경제학 박사로 산업연구원 부원장, 숭실대 교수, 한국국방연구원 부원장을 지내다 지난 98년 3월 POSRI 연구소장을 맡았다. 오 소장을 통해 세계 철강업계에서 나타나는 통합 및 전략적 제휴 바람이 어떤 의미를 갖는지 들어보았다. - 최근 글로벌 전략을 활발하게 추진하고 있는 유지노의 목적은 무엇인가. ▲철강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기대되는 아시아와 중남미 시장에 진출해 전세계적인 수요자 공동체를 형성, 세계 철강시장의 주도권을 확보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자동차 산업의 글로벌화에 대응, 자동차 강판 등 고급철강 시장에서의 지배력 강화를 꾀하고 있다. 연간 800만톤 이상의 자동차 강판을 생산하는 유지노는 일본의 신일철과 제휴, 곧 중국에 생산기지를 구축할 계획인 것으로 알고있다. -유지노의 전략이 추진되면 어떤 변화가 나타날 것으로 보는가. ▲아시아 지역에서의 경쟁압력이 높아질 것이다. 그러나 유지노는 당분간 경쟁보다 협조를 택할 가능성이 높다. 철강가격의 안정이 중요한 유지노로서는 이미 전략적 제휴에 착수한 포철ㆍ신일철ㆍ보산강철의 연합과 무분별한 시장 경쟁을 벌이기는 아직 시기상조라고 본다. 유지노는 당분간 내부 경쟁력을 강화하면서 아시아계 철강사들과의 부분적인 협조관계를 구축, 점진적으로 시장 확대를 꾀할 것이다. - 세계 철강시장을 10여개 기업이 주도할 것이라는 통합 시나리오에 동의하는가. ▲최근 가속화하고 있는 통합과 제휴바람은 궁극적으로 경쟁력 강화를 통해 기업가치를 제고하기 위한 것이다. 장기간에 걸친 공급과잉으로 몸살을 앓고 있는 세계 철강업계는 수익력 확보가 최우선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통합과 제휴는 연구개발 투자나 마케팅, 신제품 개발, 글로벌 네트웍을 통한 자원의 효율적 사용과 이를 토대로 한 시장 확대에 효과적인 전략이 되고 있다. 이렇게 되면 앞으로 유럽 철강업계는 유지노, 코러스, 티센크루프 등 빅3로 재편되는 등 세계 철강산업계는 10여개사가 주도하는 시대가 올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 자동차산업 등 관련 산업의 최근 동향이 철강산업에는 어떤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는가. ▲철강의 후방산업인 자동차는 전세계 상위 10개사의 시장 점유율이 90%, 전방산업인 철광석은 40%나 되지만 철강산업은 25.2%에 불과하다. 따라서 원료나 수요업계에 대한 가격 교섭이나 영향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철강업계의 통합과 제휴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유지노뿐 아니라 티센크루프도 중국에 스텐레스 강판 공장의 가동에 들어간데 이어 중국에 진출해 있는 폭스바겐을 겨냥해 자동차용 아연도금강판 설비건설을 추진하고 있다. - 국내 철강업계의 대응 전략은. ▲역내 시장에서의 철강사들과 긴밀한 협조체제를 구축, 주력 시장인 아시아 시장에서의 확고한 기반을 갖춰야 한다. 또 세계 철강업계의 대형화ㆍ통합화에 대응해 과잉설비를 해소하기 위한 구조조정을 조속히 추진하는 등 경쟁력 강화에 주력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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