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발언대] 기업들 적극적 리스크 관리를

지난 1944년 6월 노르망디 상륙을 계획하던 연합군은 20만에 달하는 프랑스 북부해안 독일군 방어선을 뚫는데 성공을 자신할 수 없었다. 하지만 상륙지점에 대한 거짓정보 제공을 통한 독일 기갑사단 화력 분산에 성공해 2차대전 종전의 교두보를 마련했다. 1944년 9월 연합군은 에인트호벤-네이메헴-아른헴의 요지에 공수부대를 투입해 육군진격의 교두보를 마련할 계획을 세웠다. ‘마켓가든’이라 명명된 이 작전에서 연합군은 3만8,000명에 달하는 공수부대원과 4,000대의 공중 수송기기, 1,500대의 전투기를 투입했으나 적의 기갑사단에 포위돼 참패를 당하는 일이 발생한다. 당시 연합군은 독일군 2개 기갑사단이 작전지역 부근에 머무르고 있다는 첩보를 입수했으나 계속되는 승전과 압도적인 병력을 믿고 작전을 강행한 결과였다. 이 전투의 패배로 연합군의 베를린 점령 시기는 수개월 늦어지게 된다. 상기의 두 작전에서 독일군 기갑사단의 강력한 화력은 연합군 입장에서는 동일한 리스크 요인이었으나 전자에서는 치밀한 리스크 완화를 통한 승리를, 후자에서는 리스크 간과에 기인한 패배를 맛보게 된 대표적인 사례다. 실제 기업 운영에 있어 리스크 관리가 필요하다는 것은 굳이 언급할 필요가 없을 정도로 당연한 것이나 리스크 관리를 위한 노력이 기업 이익에 위배되는 경우 그 영향이 간과되는 경우가 비일비재했다. 특히 국내 기업 특유의 강력한 공동체 문화는 기업 구성원들로 하여금 리스크에 대해 언급 자체를 용납하지 않았다. 하지만 지난 10년간의 국내외 환경의 변화는 기업들로 하여금 자신들의 이익에 반하는 리스크 요인들이라도 더이상 터부시 할 수 없게 만들었다. 기업들의 효과적인 리스크 관리를 하기 위해서 우선 구성원들이 기업의 정책에 대해 ‘실패’ ‘거절’ ‘철회’ 등의 부정적 가능성을 자유롭게 표현할 수 있어야 한다. 구성원들로부터 도출된 부정적 가능성들은 리스크 불확실성을 정량화하는데 기초 정보가 된다. 기업들은 각각의 리스크에 이르는 시나리오를 작성한 후 치명적인 케이스를 분류해 적극 응대함으로써 리스크 발생의 피해를 최소화 할 수 있다. 이런 불확실한 리스크에 대한 구성원들의 참여를 용납하는 기업 문화는 경영진들이 간과할 수 있는 리스크 요소들을 도출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신뢰를 바탕으로 하는 조직문화 형성의 토대가 될 것이다. 이치헌 책임컨설턴트 LG CNS 엔투르(Entrue)컨설팅사업부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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