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리빙 앤 조이]행복을 찾아서

자수성가 증권맨의 자전적 영화


‘행복을 찾아서’는 가전제품 외판원에서 일약 월스트리트의 갑부 주식 중개인으로 자수성가한 크리 스 가드너의 자전적 이야기를 영화화한 작품이다.여기까지만 보면 흔한 아메리칸 드림 영화가 연상 될 것이다. 하지만‘행복을 찾아서’는‘성공’이 아닌 전혀 다른 곳에 영화의 방점을 찍는다. 그것은 부성애다. 영화의 주인공인 크리스 가드너는 오직 아들을 훌륭하게 키워내겠다는 일념 하에 자신의 인생을 걸고 동분서주하는 것. 그의 이런 모습은 자식을 위해 자신의 모든 것을 희생했던 70~80년대 우리 아버지들을 떠올리게 한다.‘ 행복을 찾아서’가 이처럼 의도치 않게 한국인의 아련하고 아픈 속내를 건드린다. 영화의 배경은 경제난에 허덕이던 1980년대 미국 샌프란시스코. 한물간 의료기기를 판매하는 세일즈맨 크리스 가드너(윌 스미스)는 물건을 팔기 위해 매일 최선을 다하지만 일은 마음대로 풀려나가지 않는다. 살림살이는 점점 어려워져서 집세는 물론 세금도 못 내고, 자동차까지 압류 당한 신세.하나뿐인 아들 크리스토퍼(제이든 스미스)는 엉 터리 유치원에서 하루종일 부모를 기다린다. 결국 비루한 생활을 견디다 못한 아내까지 집을 떠나기에 이른다. 마침내 살던 집에서까지 쫓겨나 거리에 나앉게 된 크리스와 그의 아들. 빈민보호소를 전전하며 하루하루를 연명한다. 그러다 우연히 자신의 고졸학력으로도 주식중인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 크리스. 언젠가 성공해 아들을 훌륭하게 키우겠다는 일념 하에 월급한푼 못 받는 데다가 60대 1이라는 치열한 경쟁을 뚫어야 하는 주식중개인 인턴과정에 도전한다. 영화의 대부분은 주인공이 삶에서 좌절하고,아내와 이별하며, 집에서 쫓겨나 빈민보호소를 전전하는 고생담으로 이루어져 있다. 이 과정에서 주식중개인이 되는 작은 희망을 잡고 끈질기게 전진하는 주인공의 모습이 그려진다. 영화의 미덕은 이 같은 주인공의 인생을 과장없이 묘사하고 있다는 것. 감독은 자수성가 스토리가 흔하게 빠질 수 있는 영웅주의의 함정에 빠지지 않고 주인공의 삶을 최대한 담담하게 묘사한다. 그런데 오히려 이런 영화의 담담한 태도가 관객의 눈물샘을 더 자극한다. 영화를 보고 있다 보면 어느새 나도 모르게 주인공 부자를 응원하는 나를 발견하게 된다. 윌 스미스는 이 영화를 통해 조금은 가벼웠던 기존의 이미지에서 탈피하는 데에 성공한 것처럼 보인다.‘ 나쁜 녀석들’,‘ 맨 인 블랙’ 등에서 진지함이 부족한 인물들을 주로 연기한 것에 비해 이 영화에서는 부성애 하나만으로 인생을 치열하게 사는 아버지의 진정성을 잘 연기했다. 그는 이 영화를 통해 아카데미 남우주연상 후보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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