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커리어 2,495명 설문조사<br>"능력 무시·면접관 불성실 태도때 불쾌감"… 당황스런 질문 대처방법 미리 연습 필요
| 면접때 능력을 무시하는 듯한 질문이나 외모 차별적 발언이 있더라도 당황하지 말고 침착하게 답변하는 연습이 필요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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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월 A대학 무역학과를 졸업한 최모(남ㆍ28세)씨는 최근 한 유통업체에 지원해 1차 면접을 통과, 회사 대표가 면접관으로 참여한 2차 면접에 참석했다.
간단한 자기소개를 마치자 회사 대표는 최씨에게 종교가 무엇인 지 물었고 최씨는 무심코 ‘기독교’라고 답했다. 그러자 회사 대표는 ‘매주 교회에 다니는지’ ‘술은 마시는지’ 등 종교에 대한 질문을 계속 던졌다.
최씨는 ‘교회에 가끔 가지만 매주 나가지는 못하고 술도 잘 마신다’고 솔직하게 대답했다.
그 다음부터 최씨는 ‘종교를 꾸준히 지키는 것도 성실함을 반영하는 데 그런 면에서 부족한 것 같다’ ‘적어도 기독교라고 했으면 술은 삼가야 하지 않느냐’는 등 대표의 일장연설을 들어야 했고 결국 불합격 통보를 받았다.
지난해 8월 대학을 졸업한 이모(여ㆍ25세)씨는 취업 면접에서 ‘외모차별이 이런 것이구나’하는 씁쓸한 경험을 했다.
얼마 전 한 중견업체 경영지원팀에 원서를 낸 이씨는 1차 면접에서 면접관들에게 ‘아직 학생티가 너무 많이 나는 데 그런 외모는 회사 생활에 결코 플러스가 안된다’ ‘사회생활은 능력이 중요한 데 외적인 것도 포함된다’는 황당한 말들을 듣고 눈물을 삼켜야 했다.
이처럼 취업 면접에서 불쾌감이나 모욕감을 느끼는 구직자들이 상당수에 달하고 있다. 취업포털 커리어(www.career.co.kr)가 최근 구직자 2,495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면접시 불쾌감이나 모욕감을 느낀 적이 있다’고 답한 구직자가 전체의 78.0%에 달했다.
불쾌감ㆍ모욕감을 느낀 경우로는 ‘경력ㆍ능력에 대한 무시 발언을 할 때’가 35.5%로 가장 많았고 ‘면접관이 불성실한 태도를 보일 때’(31.4%), ‘외모ㆍ성별ㆍ나이와 관련한 차별적 질문을 할 때’(16.4%), ‘재산사항ㆍ종교 등 지나친 사적 질문을 할 때’(11.4%) 등의 순이었다.
가장 황당하고 불쾌한 면접유형으로는 ‘신상이나 사적인 사항들을 따져 묻는 신원조회형’이 26.4%로 1위를 차지했다.
‘채용공고에 없었던 자격조건을 내세워 지원자를 당황하게 만드는 허탈형’(24.2%), ‘직무내용ㆍ연봉 등을 면접 때 바꿔 버리는 오리발형’(19.2%), ‘3분 안에 면접을 끝내버리는 인스턴트형’(15.5%), ‘회사 자랑만 들어놓는 회사광고형’(9.9%) 등이 뒤를 이었다.
김기태 커리어 대표는 “짧은 면접시간이나 면접관의 불성실한 태도 등으로 면접평가의 객관성ㆍ공정성에 회의적인 시각을 갖는 구직자들이 많다”며 “입사 지원자도 기업을 평가하는 평가자의 입장이라는 점에 유의해 합리적이고 다각적인 면접평가 시스템을 갖추는 데 노력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취업전문가들은 면접관들이 의도적으로 지원자의 약점을 꼬집거나 당황스런 질문을 던져 지원자의 위기대처능력 및 순발력을 평가하는 경우도 종종 있으므로 이에 대한 대비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런 경우에는 표정 변화에 유의하면서 의연하게 대답해야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있다. 예를 들어 “당신은 B학점 밖에 안되는 데 어떻게 우리 회사에 지원할 생각을 했습니까”라며 꼬투리를 잡으면 “성적이 좀 모자라도 사람 사귀는 데는 특기가 있으며 이 특기를 살리면 학점이 좋은 사람보다 회사에 더 기여할 수 있습니다”라는 식으로 의연하게 대답해야 한다.
또 자신의 단점에 관한 질문이 나오면 반론을 피하고 솔직히 인정한 뒤 단점을 극복하기 위해 어떻게 노력했는 지를 덧붙이는 방법이 바람직하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