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세계의 사설] 美FRB 금리인하 '최선의 조치'

[세계의 사설] 美FRB 금리인하 '최선의 조치' 지나치게 과열되지도 냉각되지도 않고 지속 성장하는 미국 경제의 황금시절은 이미 지나갔다. 반면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는 대규모 경기침체와 경기과열 재연을 동시에 예방할 수 있는 지나치게 긴축적이지도 팽창적이지도 않은 통화정책을 모색하고 있다. 지난달 31일 FRB가 금리를 0.5%포인트 인하한 것은 최선의 조치였다. 최근 발표된 경제지표들은 미국이 투자감소와 소비자신뢰도 추락이라는 이중 악재에 빠져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지난 3년간의 두자릿수 투자증가율은 생산성과 생산량을 증가시켰지만 기업들은 과도한 부채에 시달리게 됐고 심지어 일부에서는 설비과잉 현상도 나타났다. 수익이 감소하면서 기업들은 투자부터 줄이고 있다. 미 기업들은 지난 4ㆍ4분기에 설비투자를 연율기준으로 1.5%나 줄인 것으로 집계됐다. 현재로선 투자가 줄어든 것을 지속할 수 없을 정도의 고성장기에 대한 조정이라고 볼 수도 있다. 그러나 이런 추세가 지속될 경우 미국의 기록적인 생산성 향상도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한편 지난 1월 소비자 신뢰도도 급격히 하락, 앨런 그린스펀 FRB 의장은 경기둔화로 소비자들의 지출심리가 얼어붙기 시작했다고 우려했을 것이다. 소비지출은 계속 늘어나고 있지만 이마저도 곧 하락세로 반전될 것으로 보인다. 투자 및 소비지출의 감소가 지속되면 미국 경제는 저성장 심지어 침체로까지 치달을 것이 확실시된다. FRB가 1월에만 금리를 1%포인트나 내릴 정도로 공세적인 정책을 펴고 있는 것은 이를 막아보고자 하는 것이다. 금리인하는 과도한 부채를 지고 있는 기업과 개인들에게 직접적인 도움을 줄 것이다. 이에 따라 신뢰도가 되살아나고 금융시장도 안정될 수 있다. 그러나 금리를 내렸다고 해서 경기가 둔화되고 있는데다 이미 부채부담이 큰 기업과 개인들이 대출과 지출을 지속할지 여부는 매우 불투명하다. FRB는 금리인하가 너무 잘 먹혀들어가는 상황도 우려하고 있다. 그럴 경우 시장은 그린스펀 의장이 위기 때마다 그들을 구제할 수 있을 것으로 믿기 시작할 것이다. 지난 몇 년간 팽창해온 부채가 다시 늘어나 더 심각한 조정에 직면할 수도 있다. 이번주에 발표된 지표들이 보여주듯 경기침체 위험은 커졌다. FRB로선 위험을 막기 위해 가능한 모든 조치를 다 취했고 그 결과가 뚜렷해질 때까지 신중해야만 한다. <파이낸셜타임스 2월1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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