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내칼럼

[기자의눈] 캠리 진출과 현대차 노조

“현대자동차 큰일났네. 그래도 노조는 파업해 임금은 꼭 올려야겠지.” “현대차 노조가 미워서라도 모두 캠리를 한대씩 구매합시다.” 최근 일본 토요타가 캠리 등 대중 브랜드를 한국시장에 판매하겠다고 선언하자 인터넷에는 뜻밖에도 현대차 노조를 성토하는 댓글이 줄을 이었다. 언뜻 보면 캠리와 현대차 노조는 아무 관계가 없는 사안인 듯하지만 노조에 대한 일반 네티즌들의 반감이 어느 정도인가를 실감하게 만드는 대목이었다. 과거 ‘일본차’에 막연한 적대감을 갖고 있던 소비자들은 최근 수입차가 빠르게 대중화되면서 일본차를 바라보는 시각이 바뀌고 있다. 품질이 좋고 가격경쟁력만 있다면 자동차의 국적이 어느 나라인지는 더 이상 소비자들이 지갑을 여는 데 중요한 판단기준이 아닌 것이다. 소비자들은 세계적으로 품질이 검증된 토요타에 대한 기대와 함께 소비자들의 요구에 귀를 닫고 있던 국내 완성차 기업들에 대한 아쉬움을 강하게 드러내고 있다. 아이디 time003의 한 소비자는 “현대ㆍ기아차 사람들 곡소리 나겠구먼. 각오해야 할 걸. 한번 잃은 신뢰를 회복하려면 몇 십년이 걸릴 것이오”라는 말을 남겼고 아이디 smile66은 “빨리 준중형ㆍ소형차량도 들여오세요. 국산 메이커들이 정신 차리고 좋은 가격으로 돌아오게”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마디로 과거 품질과 가격경쟁력이 떨어져도 단지 애국심 때문에 국산 자동차를 샀지만 앞으로는 그렇게 하지 않겠다는 의견이 대부분이다. 이제 품질이나 근로자의 헌신성까지 꼼꼼하게 따지는 깐깐한 소비자들이 늘어났다는 얘기다. 실제 자동차 업계는 매년 끊이지 않는 파업으로 인해 발생한 비용증가분을 협력업체나 차 값에 반영해왔다. 노조는 ‘귀족노조’라는 비판이 이어졌지만 외부의 목소리에 귀를 닫은 채 ‘그들만의 이익’ 챙기기에 바빴다. 또한 고객서비스 수준을 높여 소비자 만족도를 높이기보다 ‘차만 팔면 그만’이라는 식의 ‘배짱 영업’을 해왔던 게 사실이다. 닛산ㆍ미쓰비시 등 세계적으로 품질을 인정받은 일본차들의 한국시장 진출이 러시를 이루고 있다. 국내 자동차 업계가 ‘만들기만 하면 팔리던 시대’는 이제 끝났다. 애정과 관심으로 국내 자동차 업계를 성장시켜온 소비자들에게 이제는 자동차 업계가 보답할 차례다. 그렇지 않다면 결과는 명약관화하다. 소비자들은 의외로 냉정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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