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지역·단지별 빈익빈 부익부 심화

■ 아파트 배짱호가 기승강남권 강세·비인기지역은 보합·소폭 내림세 정부의 세금인상조치 발표 이후 강남 등 인기지역 위주로만 아파트 매매가가 오름에 따라 지역별ㆍ단지별 '빈익빈부익부'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인기지역에서는 매도자들이 세금 인상액 이상의 액수를 얹어 값을 높여 부르는 '배짱호가'가 기승을 부리는 반면 서울 외곽을 비롯한 기타 지역에서는 아파트값이 제자리걸음을 하거나 소폭 떨어지고 있다. 강서구 내발산동 주공1단지는 화곡지구 재건축단지임에도 값이 1,000만원 가량 내려 10평형이 1억7,000만원선의 시세를 보였다. 관악구 봉천동 관악드림타운은 5,300여가구의 대단지임에도 500만원 가량 값이 내린 2억1,000만~2억3,000만원에 매물로 나왔다. ▶ '비싸면 사지 말라'식의 배짱호가 이처럼 지역별로 가격 움직임이 극명한 차이를 보이는 것은 실수요에 대한 기대심리가 각각 다르기 때문. 인기지역에서는 수요층이 두터워 값을 높여도 매기가 죽지 않는다는 기대심리가 팽배해 있다. 규제가 가해지면 오히려 보란 듯이 호가를 올리는 매도자들의 '배짱 튕기기'도 이 때문이다. 강남구 청담동 영동공인의 박철래 사장은 "강남 아파트값이 수천만원 올랐지만 물건이 없어 거래를 못 시키는 것이지 매기가 없는 게 아니다"고 말했다. 반면 비인기 지역에서는 그나마 있던 매기도 세금인상조치로 끊겼다는 분위기가 확산되면서 일부 매도자들이 가격조정에 나서고 있다. 성북구 길음동 동부공인 유충호 사장은 "매물이 나와도 매수자들은 값이 더 떨어지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에서 계약을 미루고 있다"고 말했다. ▶ 일부 중개업자 '폭탄 돌리기' 등 작전 성행 일부 부동산중개업소들이 골치 아픈 물건을 수요자들에게 떠넘기는 '폭탄 돌리기'도 가격상승에 한몫을 하고 있다. 1가구 3주택을 보유하고 있는 일부 부동산중개업소들이 정부의 '9ㆍ4 주택안정대책'에 따른 실거래가격 기준 과세를 피하기 위해 1가구를 급해 처분하려고 해당 아파트값이 여전히 강세인 것처럼 위장한 뒤 고객들에게 떠넘기고 있는 것. 강동구 암사동에 사는 이모씨는 최근 믿고 있던 인근의 한 중개업소로부터 전화를 받았다. 암사동 G아파트 11평형이 2억3,000만원에 급매물로 나왔다는 것. 하지만 다른 부동산중개업소에 문의한 결과 전화한 중개업소가 그 아파트 주인임을 알게 됐다. 이는 재건축아파트 인근에서 두드러지게 나타난다는 게 중개업소 관계자들의 이야기다. ▶ 매물 선순환 구조 만들어야 향후 아파트값 전망에 대해서는 전문가들마다 의견이 엇갈리고 있으나 연말까지는 대체로 가격상승이 쉽게 꺾이지 않을 것이라는 점에는 공감하고 있다. 최근 국세청 세무조사로 매도자들이 계약을 미루고 매물을 거둬들이고 있어 매물 품귀현상이 빚어지고 있기 때문. 반면 추석 이후부터는 가을철 주택시장 성수기가 본격화하면서 내 집 마련 실수요가 증가해 수요초과에 따른 가격상승 요인이 잠재하고 있다. 곽창석 닥터아파트 이사는 "거래 자체를 규제해서는 매물이 늘 수 없다"며 "3가구 이상 주택보유자들이 자연스레 매물을 풀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줘야 한다"고 말했다. ▶ 매입은 미뤄도 좋을 듯 한편 매입 자체는 연말까지 미루는 게 좋을 것으로 보인다. 호가가 부풀어오르는 상황에서 덜컥 거래를 해버리면 그 자체가 시세로 인정돼 추가 가격상승을 부추기는 요인이 되기 때문이다. 김영진 내집마련정보사 사장은 "매수자들은 정부의 잇따른 주택안정대책이 누적효과를 발할 때까지 한두달 정도 관망세를 유지하는 게 좋다"며 "매수자들이 자제하면 집값도 진정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민병권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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