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카드업계 '의도적 흑자줄이기'

작년 영업익 7조 불구 적정치 4배나 충당금 적립국내 26개 신용카드사들이 지난 한해 부실 여신에 대한 대손충당금 쌓기 전을 기준으로 7조원대의 막대한 이익을 올린 것으로 집계됐다. 그러나 필요 적립액의 최대 4배 이상의 충당금을 적립, 수수료(연체이자) 추가인하 요구를 피하기 위해 의도적으로 순익을 축소시켰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금융감독원이 23일 내놓은 '신용카드사의 영업실적(잠정)'을 보면 국내 7개 전업 카드사들이 지난 2001년 한해 동안 거둔 당기순이익은 전년보다 174.5% 증가한 2조5,554억원에 달했다. 회사별로는 LG카드가 6,500억원의 이익을 기록, 삼성(5,800억원)을 또다시 제치고 수위를 지켰다. 특히 충당금 적립 전 7개 전업 카드사의 이익규모는 전년보다 194.4% 늘어난 5조231억원에 달했다. 전업 카드사와 은행계열 신용카드의 이용금액 비중이 65대35 정도임을 감안하면 지난해 국내 26개 전체 신용카드업계(은행 카드사업부문 포함)가 벌어들인 충당금 적립 전 이익규모는 7조원대에 달한 것으로 추정된다. 카드사들은 막대한 영업이익에도 불구, 예상대로 금융권 최대의 충당금을 쌓았다. 감독당국이 아직 정확한 충당금 적립비율을 보고받지 않았지만 일부 회사의 경우 필요 적립액의 최대 4~5배 가량의 충당금을 적립한 것으로 추정된다. 특히 카드전업사의 경우 은행과 달리 대손충당금에 대한 법인세 공제혜택을 받지 못하는데도 수수료 인하 압력을 피하기 위해 충당금을 과다하게 적립한 것으로 분석된다. 카드업계는 지난해 6월 말 결산에서 필요 적립액의 296.7%를 충당금으로 적립했으며 삼성카드의 적립비율은 542.6%에 달했다. 금감위의 한 관계자는 "충당금을 대거 적립한 것은 가계 빚 확대에 따른 이후 부실 우려에 적극 대비했다는 긍정적인 해석을 할 수 있다"면서도 "상당수 카드사들은 이익을 최대한 줄여 수수료와 연체료 인하 요구 등을 피하기 위한 속셈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감독당국은 그러나 신용카드사 진입규제 완화에 따른 경쟁격화와 각종 수수료 인하에 따른 마진 축소, 현금서비스 억제정책 등으로 올해 흑자규모는 전년보다 줄어들 것으로 전망했다. 금감위는 현재 카드사들의 부실을 막기 위해 전체 영업 중에서 카드론과 현금서비스 등의 비중을 최대한 줄이도록 유도하고 있다. 김영기기자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