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특별인터뷰] 락시맨 애츄던 美 ECRI 소장

"한국경제 예상보다 빠르게 회복할 것" ● 락쉬맨 애츄던은 누구 경기사이클 연구소(ECRI) 소장으로 올들어 미국 경제를 긍정적으로 평가한 낙관적 견해의 이코노미스트다. 미국은 물론 선진국 경기 사이클에 관한 전문가로 활동하고 있다. 최근 미국 경제가 더블딥(이중저점)에 빠질 것이라는 논쟁에서 더블딥은 없다고 주장, 모건스탠리의 이코노미스트 스티븐 로치와 팽팽하게 대립하고 있는 이코노미스트로 유명하다. 뉴욕 시정부의 경제 자문으로도 활동하고 있으며, 맨해튼 중심가 이코노미스트 클럽의 멤버다. 롱아일랜드 대학에서 대학원생 강의를 맡고 있다. 페어리 디킨슨 대학에서 경제학을 공부했고, 롱아일랜드대학에서 국제경제학을 전공, 석사학위를 받았다. ● 美 ECRI는 경기선행지수에 관한한 미국에서 원조로 자부하는 뉴욕 소재 연구소다. 경제 성장과 인플레이션에 관한 선행지수를 개발, 발표하고 있다. 미국은 물론 전세계 18개국의 경기선행지수를 발표하고 있으며, 이 곳에서 나오는 지수만해도 100여개에 이른다. 한국에 대한 경기선행지수도 발표되며, 연내에 한국의 인플레이션 선행지수도 개발할 예정이다. 한국에 관한 지수는 한국출신의 하미숙 연구원이 총괄하고 있다. 창립자는 미국의 경기사이클을 공식적으로 발표하는 전미경제조사국(NBER)의 멤버였던 죠프리 무어 박사다. 그의 제자인 앨런 그린스펀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은 2년전에 그가 세상을 떠날 때 '경제통계와 경기사이클 연구의 선구자'라고 평가하며 추모한 바 있다."미국의 경기선행지수가 상승하고 있기 때문에 두번의 침체에 빠질 것이라는 더블 딥 현상은 나타나지 않을 것입니다. 2ㆍ4분기와 3ㆍ4분기의 미국 성장률이 1ㆍ4분기에 비해 둔화될 것이지만, 실업률 상승이 이제 거의 막바지에 이르렀고, 전반적인 경제 여건이 개선되고 있는 단계에 있습니다." 뉴욕 소재 경기사이클 연구소(ECRI: Economic Cycle Research Institute)의 락시맨 애츄던 소장은 더블딥(이중저점) 이론의 주창자인 모건스탠리의 이코니미스트 스티븐 로치의 반대편에 서 있다. CNN과 CNBC등 미국의 언론들은 미국 경제의 또 다른 침체 가능성을 진단할 때 두 사람의 견해를 비교하고 있다. 애츄던 소장은 "한국 경제는 이코노미스트들의 일반적인 전망보다 빠른 속도로 회복할 것"이라고 전망하고, "일본의 구조적인 문제는 여전히 해결되지 않았지만, 경기사이클상 회복기에 접어들었다"고 진단했다. 뉴욕 맨해튼에 있는 그의 사무실을 찾았다. - 모건 스탠리의 이코노미스트 스티븐 로치는 미국 경제가 이중저점을 거칠 가능성이 높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이 견해에 반대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 로치가 더블딥 이론을 들고 나오자, 저는 곧바로 그 이론의 문제점을 제시하고, 더블딥이 없을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저는 경기 사이클의 관점에서 견해를 세웠지만, 로치는 다른 요소들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로치가 관심을 두고 있는 내용은 미국의 기업 부문입니다. 기업들이 상품 가격을 인상시키지 못하고, 지나치게 높은 비용을 치르고 있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기업 수익이 좋아질 수 없고, 또 다시 침체에 진입할 것이라는 내용이 로치의 주장입니다. 그 점에는 동의합니다. 2년전에는 그의 의견에 동의했습니다. 그는 기업의 불황이 전세계적으로 동시에 일어나고 있기 때문에 경기침체가 올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2년전에 그의 주장은 뉴스였지만, 지금은 그렇지 않습니다. 당시에 저도 경기 사이클의 관점에서 침체가 온다고 예측했고, 그의 주장에 동조했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아닙니다. 미국의 경기침체는 이미 끝났습니다. 로치의 더블딥 이론은 미국인의 강력한 소비가 지속되지 못할 것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4ㆍ4분기와 올 1ㆍ4분기에 내구재 소비가 급증했지만, 그 수준이 계속 지속될 것으로 보긴 어렵습니다. 2ㆍ4분기 미국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1분기보다 좋지 않을 것입니다. 그런데 문제는 건강한 경기둔화(slowing)냐, 또다른 경기침체(recession)냐 하는 것입니다. 저의 견해는 경기 선행지수가 상승하고 있기 때문에 둔화가 나타나겠지만 건겅성은 잃지 않을 것으로 봅니다. 미국 경제는 다소 느린 성장을 할 것이지만, 이미 회복단계에 있습니다. 또 다른 침체는 없습니다. - 2분기 미국의 GDP 성장률을 어떻게 봅니까. ▲ 우리 연구소는 성장률이 몇%일 것이라고 구체적으로 제시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2분기에도 1분기에 이어 플러스 성장을 할 것지만, 1분기보다 성장률이 둔화될 것으로 봅니다. 3분기도 1분기 성장률보다는 낮을 것이지만, 붕괴되지는 않을 것입니다. 4분기에는 아주 높은 성장을 할 것입니다. 우리는 미국 경제가 지속적인 성장을 할 것이며, 회복의 범위가 확산되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경제 상황이 많이 좋아졌습니다. 많은 이코노미스트들이 지난 1분기 성장률이 5.6%로 나오니까 놀라워했습니다. 그렇지만 우리는 이를 예측했습니다. 과거 사이클에서 경기침체후 회복되는 첫 분기에 성장률이 평균 7.3%였습니다. 과거에 비해 회복 첫분기인 지난 1분기 성장률은 낮은 것입니다. 지금 경기 회복은 83년의 회복때보다는 약하겠지만, 지난 91년 회복때보단 조금 강력할 것으로 전망합니다. 이 정도면 그리 나쁜게 아닙니다. - 지난 4월 미국의 실업률이 6.0%로 올라갔습니다. 실업률이 얼마나 더 올라갈 것으로 봅니까. ▲ 이제 실업률은 거의 정점에 와 있는 것 같습니다. 며칠후에 발표하는 5월 실업률이 조금 더 높게 나올 수도 있고, 6월 역시 더 높아질 가능성도 있습니다. 6.1~6.2% 선에서 이제 실업률은 더 올라가지 않고 내려가는 단계에 진입할 것입니다. 저희 연구소에서 발표하는 고용 선행지수는 이미 조금 상승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실제 실업률도 조만간 내려갈 것으로 봅니다. - 미국 경제를 회복시킨 강력한 소비가 더 이상 지속되지 못하고 둔화될 것이라는 우려가 있습니다. ▲ 물론 1분기보다는 소비가 강력하지 못하겠지요. 지난 1분기 성장률이 좋았던 것은 첫째 정부지출이 늘었고, 둘째 소비가 활발했고, 셋째 기업부문의 재고 조정이 이뤄졌던 것입니다. 세가지 부문을 살펴볼 때 테러와의 전쟁으로 정부 지출을 계속 확대될 것이며, 재고 조정은 이제 끝났습니다. 그러면 최종 수요(final demand)인데, 고용시장을 살펴보아야 합니다. 이미 고용 선행지수는 상승했고, 아까도 말했지만, 실업률은 6%를 고비로 조만간 내려갈 것으로 봅니다. 실업률이 내려가면 취업하고 있는 94%의 인구가 안도하게 됩니다. 일자리의 안정성을 느끼게 되기 때문에 고용인구는 마음 놓고 물건을 사게 됩니다. 이번 경기 침체와 회복기의 특징은 금리가 낮다는 것입니다. 금리가 낮으면 소비가 촉진되고, 부채 비용이 줄어듭니다. 미국인들이 편안함을 느낄때까지 저금리가 유지된다면 소비는 유지될 것입니다. 이자율이 오르게 되면 개인부채 비용이 커지고 소비도 줄게 될 것입니다. 금리 인상이 소비의 가자 큰 도전요소가 될 것으로 봅니다. - 미국의 금리 전망을 어떻게 봅니까. 인플레이션 가능성이 없습니까. ▲ 미국의 단기금리는 상당기간 저금리 기조를 유지할 것으로 봅니다. 올라도 크게 오르지 않을 것입니다. 경제전문가들은 지난 9ㆍ11 테러 이후 경제비상조치로 더 내린 0.75~1.0% 포인트 정도를 보너스 금리로 보는데, 이정도 오른다고 해서 큰 문제가 되지 않을 것으로 봅니다. 과거의 움직임을 볼 때 인플레이션 선행 게이지가 먼저 움직이고, 9개월 후에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기금금리가 움직였습니다. 현재 지난 2월에 인플레이션 선행 게이지가 저점을 형성하고 고개를 들고 있기 때문에 적어도 연말에 금리가 오른다고 보아야 할 것입니다. 여러가지 측면을 고려할 때 우리는 금리가 큰 폭으로 상승할 것으로 보지 않습니다. - 이 연구소에서 한국의 경기사이클도 연구하는 것으로 아는데, 한국 경제를 전망해주시지요. ▲ 우리는 한국 경제가 아주 강력하게 성장할 것으로 봅니다. 우리 연구소는 대부분의 경제전문가들의 컨센서스보다 더 낙관적으로 한국 경제를 바라보고 있습니다. 한국의 장기 선행지수는 계속 올라가고 있습니다. 일본도 수출뿐 아니라 실물 경제에서 회복하고 있습니다. 동아시아 전반적으로 회복하고 있습니다. 한국경제에 대한 밝은 전망은 아시아ㆍ태평양 지역 경제와 글로벌 경제의 회복에 의해 더욱 뒷바침되고 있습니다. 산업 생산과 소매판매가 크게 증가하고 있기 때문에 한국의 동행 지수도 상승하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1년 앞을 내다보는 장기 선행지수는 지난 3월에 괄목할 만큼 상승했기 때문에 한국 경제는 앞으로 몇 달후 매우 빠른 성장세를 경험하게 될 것입니다. 우리 연구소의 전망은 한국 경제가 일반적인 전망보다 더 강력한(strong)한 것으로 봅니다. -일본 경제가 회복될 것으로 전망했는데, 금융 위기의 가능성이 완전히 사라진 것입니까. ▲ 우리의 전망 기준은 단기적인 경기 사이클상의 관점입니다. 일본은 구조적인 문제가 해결되지 않았고, 부채 문제가 누적돼 있습니다. 이런 내용을 덮어두고 경기 사이클만으로 볼 때 내년에 일본 경제가 성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일반적인 컨센서스보다 일본 경제의 성장이 빠를 것입니다. 우리는 지난 95년과 99년에도 일본 경제의 회복을 예측했고, 경기 사이클상 일본은 단기적으로 회복했었습니다. 그러나 장기적인 관점에서 금융 구조의 문제가 일본 경제를 지체시키고 있는 것은 변함없습니다. 일본의 금융위기 가능성은 사라지지 않고 있지만, 지난해처럼 위급하게 다가오지는 않을 것입니다. 일본은 지난해에 2차 대전후 최악의 경기 침체를 겪었지만, 최근에 수출 확대와 재고 정리를 통해 회복의 신호를 보였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일본의 회복이 수출을 통해서 이뤄질 것으로 보고 있지만, 우리는 내수 확대를 통해서 이뤄지고 있다는 점을 강조합니다. 그러나 구조적인 문제는 여전히 해결되지 않았고, 장기적인 성장에 장애요소가 되고 있습니다. - 최근 달러가 하락하고 있는데, 그 이유를 말해주시지요. ▲ 우리 연구소는 시장 변화에 대해 말하지 않습니다. 다만 몇가지 관점을 설명할 수는 있습니다. 달러가 하락하는 이유는 그동안 달러가 지나치게 강세였기 때문입니다. 1년반전으로 되돌아가보지요. 미국을 비롯해 각국의 경기선행지수가 모두 내려가고 있었습니다. 일본은 미국보다 두배나 빠른 속도로 내려가고 있었습니다. 상대적으로 미국이 좋게 보였지요. 따라서 외환시장 참여자들은 미국 경제가 일본이나 유럽보다 빨리 회복할 것으로 판단했고, 달러로 몰려들었던 것입니다. 그들의 전망대로 미국 경제가 먼저 회복하고, 이제 일본과 유럽이 회복하고 있습니다. 이제 지나치게 강세였던 달러가 조정되고 있는 것입니다. 뉴욕=김인영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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