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 현대중공업 노사의 아름다운 '생명나눔'

현대중공업 노조의 아름다운 행보가 계속되고 있다. 우리 현실에서 노사평화 정착만도 대단한데 이제 그것을 넘어 ‘나눔의 삶’ ‘더불어 사는 사회’를 위한 차원 높은 노사문화, 기업문화를 설천해 감동을 준다. 현대중공업 노사는 최근 장기기증 캠페인을 벌여 임직원 6,217명의 기증서약서를 사랑의장기기증운동본부에 전달했다. 기증서약자는 현대중공업 전체 임직원 2만5,000여명의 25%에 해당한다. 단일기업으로 국내 최대 규모이며 아마도 세계적으로 유례없는 사례일 듯싶다. 이번 장기기증은 노조 주도로 이뤄졌다. 생명나눔운동을 통해 선진복지 노조의 참된 면모를 알리겠다는 취지로 캠페인을 벌이자 최고경영진을 포함한 사측도 적극 호응한 것이다. 노사의 이런 호흡일치를 가능하게 한 것은 상생의 노사관계다. 지난 80년대 강경노조의 상징이었던 현대중공업은 90년대 중반부터 변화를 거듭하며 이제 노사화합의 대명사가 됐다. 노조는 과도한 임금인상 요구를 자제했고 선주들에게 품질 좋은 배를 만들 테니 건조를 맡겨달라는 내용의 편지를 보내는 등 영업활동을 측면 지원했다. 그리고 실제로 납기를 앞당겨 배를 인도함으로써 발주자들이 감사의 표시로 거액의 사례금을 보내올 정도로 감동과 신뢰를 심어줬다. 회사는 이런 노조에 성과급과 정년연장으로 화답했다. 그 결과가 14년 연속 무분규기록과 ‘100년 노사상생 기업’ 선포이며 장기기증도 바로 이런 분위기에서 나온 것이다. 노사평화로 회사경영과 지역사회 및 국가경제에 기여하고 한발 더 나아가 생명나눔에까지 나서는 노조와 기업이 국민들에게 어떤 이미지로 비칠지에 대해서는 긴 말이 필요없다. 현대중공업은 지금 성장가도를 질주하며 세계 조선업계 1위 자리를 굳건히 하고 있다. 일감이 넘쳐나고 수익은 크게 늘었다. 주식 시가총액은 2002년 2조7,800억여원에서 23조여원으로 8배 이상 커졌다. 여기에는 상생의 노사관계가 큰 몫을 했다.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모습으로까지 발전된 현대중공업 노조의 활동은 박수를 받을 만하다. 현대중공업 사례가 노사관계의 새 바람을 일으키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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