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 정몽구 회장 경영위기 수습이 급선무

정몽구 현대ㆍ기아차그룹 회장이 어제 배임혐의로 기소됨으로써 정 회장의 혐의와 처벌 여부는 앞으로 재판에서 가려지게 됐다. 잘못이 있으면 벌을 받아 마땅한 일이다. 그러나 정 회장 부재에 따른 경영공백과 이로 인한 부품업계의 경영난 등 후유증이 예상외로 크다는 점에서 계속 구속상태에서 재판을 받도록 하는 것은 깊이 생각해볼 문제라고 본다. 현대차의 내수는 물론이고 그 동안 잘 나가던 수출도 비틀대고 있다. 현대차는 판매 1위를 달리던 러시아ㆍ중국 시장에서 지난달 4위와 2위로 밀려났다. 미국 업체들은 한ㆍ미 자유무역협정(FTA) 협상을 앞두고 한국 자동차시장 개방확대 공세를 강화하고 있다. 여기에다 현대차의 신차 출시와 미국ㆍ체고 공장 건설 등도 계속 미뤄지고 있다. 국내외의 파고가 점점 높아지고 글로벌 전략에도 차질이 빚어지면서 세계 5대 자동차메이커로 도약한다는 미래비전도 달성이 불투명해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 같은 어려움은 유가와 환율하락 등 시장상황이 악화된 데다 정 회장 구속으로 인해 의사결정이 표류하고 있는데 따른 것이다. 특히 시장여건이 당분간 우호적으로 변하기 기대하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되고 있는 상황이어서 현대차의 리더십 부재상태가 길어질 경우 정말 심각한 위기를 맞을 수도 있다. 자동차는 다른 업종과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전후방 효과가 큰 산업이다. 현대차의 부진은 부품업체 등 관련산업의 고전으로 이어져 국가경제에도 큰 타격을 줄 수 있다. 지금 부품업계의 위기감은 점점 커지고 있다. 부품업계 대표들이 두 번씩이나 정 회장에 대한 선처를 호소한 것도 이런 배경을 깔고있다. 검찰과 법원은 정 회장 구속당시 경제에의 악영향 우려 지적에 대해 ‘그 점도 많이 고민했지만 정 회장 구속이 경제에 악영향을 미친다고 단정할 수 없다’고 밝혔었다. 그러나 그 후유증이 가시화하고 있고 업계의 위기감이 커지고 있는 만큼 각계의 정 회장 선처 호소를 깊이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고 본다. 정 회장이 일단 경영에 복귀해 급한 불부터 끄게 하면서 재판결과에 따라 벌을 받도록 해도 늦지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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