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심화되는 주택보유 불균형

주택보급율은 거의 100%에 육박하고 있지만 자가거주율은 50%를 약간 웃도는 것으로 드러난 통계청의 조사결과는 우리나라 주택정책의 문제점이 어디에 있는지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우리나라 주택보급율은 지난 85년 71.7%에서 88~92년 주택 200만호 건설과 같은 공급확대에 힘입어 95년 86%, 200년 96.2%로 높아졌다. 그러나 자가거주율은 70년 71.7%에서 90년 49.9%까지 떨어졌다가 2000년 54.2%로 약간 상승했으나 아직도 절반수준에 머물고 있다. 자가점유율이 정체상태를 보이고 있는 것은 주택보급율이 크게 높아졌지만 내집갖기는 여전히 어렵다는 것을 의미한다. 자가점유율이 반드시 자가주택보유율과 일치하는 것은 아니지만 상관관계가 매우 높다는 점에서 아파트를 비롯한 주택공급은 늘어나도 자기집을 소유하지 못한 무주택자들이 그만큼 많다는 것을 입증하고 있다. 주택보급율이 높아지는 반면 주택소유율이 낮다는 것은 주택소유면에서 2가구이상 다주택 소유자들이 그만큼 많다는 것을 뜻한다. 주택도 상품인 만큼 어느정도 소유집중현상은 불가피한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주택은 인간생활의 기본인 의식주의 하나일 뿐아니라 가장 중요한 재산목록이 되고 있다. 주택소유에 대한 우리국민의 강한 욕구와 집착도 이런 데서 비롯된다. 이 같은 주택의 특성에 비추어 지나친 소유집중 현상은 경제사회적으로 여러가지 문제를 야기하게 된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된다. 더구나 부동산 투기바람으로 주택공급이 늘어나도 주택가격이 폭등하는 상황에서는 자기집 마련이 더욱 어려워져 무주택자들의 상대적 박탈감과 근로의욕의 상실, 빈부갈등과 같은 여러가지 사회경제적 부작용을 낳기 마련이다. 이런 면에서 앞으로 주택정책은 보급율을 높이기 위한 양적인 공급확대 못지않게 자가주거율을 높이는 방향으로 질적인 변화가 요구된다. 우선 투기의 대상이 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자가주거율을 높이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라 할수 있다. 주거용 외에 여러 채의 주택을 보유하는 것은 대부분 가격상승에 따른 투기목적이라고 보면 틀림없다는 점에서 투기근절을 위한 대책을 꾸준히 추진해 나가야 한다. 둘째로는 임대주택 공급을 늘려 주택에 대한 인식을 소유개념에서 주거개념으로 바꾸는 주택문화의 개선이 이뤄져야 할 것이다. 주택에 대한 강한 소유욕구는 기본적으로 주택과 부동산을 사두면 손해보지 않는다는 '부동산 불패' 신화에서 비롯되고 있다, 과거의 경험이나 최근의 투기바람은 그러한 부동산 불패신화를 입증하고 있다. 이런 풍토에서는 부동산투기근절과 부동산가격 안정을 기대할 수 없다. 부동산 투기바람이 불 때마다 신도시건설등을 통해 주택공급을 늘려왔지만 주택소유의 부익부 빈익빈 현상만 심화돼 왔다는 사실을 주거행태조사는 보여주고 있다. 주택정책의 방향설정에 중요한 자료로 삼을만 하다. document.write(ad_script1); ▲Top |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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