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신용평가기관인 무디스는 31일 일본의 국가신용등급을 Aa3에서 A2로 2단계 하향 조정했다고 발표했다.일본 정부의 엔화표시채권은 이에 따라 서방선진 7개국(G7) 중 가장 투자위험이 높은 등급으로 떨어졌으며 쿠웨이트ㆍ남아프리공화국 등과 같은 수준이 됐다.
무디스는 일본 정부의 현 경제정책으로는 늘어나는 국가채무를 줄일 수 없는 등 경제난 해결능력에 대한 우려가 커짐에 따라 신용등급을 내렸다고 밝혔다. 그러나 무디스는 일본의 장기신용 전망을 '부정적'에서 '안정적'으로 격상시킴으로써 당분간 추가 하락은 없을 것임을 시사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무디스의 등급 하향이 금융시장에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할 것으로 보고 있다.
홍콩의 HSBC증권은 이와 관련, "이번 등급 하향은 충분히 예상됐던 일인데다 일본 내 외국인 투자 비중도 낮기 때문에 금융시장에는 영향이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실제로 이날 도쿄증시는 오름세를 보였으며 달러화에 대한 엔화가치도 상승세를 보였다.
일본의 신용등급은 지난 98년 11월까지는 최고 등급인 'AAA'였다. 그러나 경기침체가 계속되고 일본 정부의 개혁이 부진함에 따라 무디스는 이후 이번까지 신용등급을 4번째 하향 조정했다.
장순욱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