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브랜드 파워] (중) "名品이미지가 경쟁력"

[브랜드 파워]<中>"名品이미지가 경쟁력" 가전서 패션·승용차·주택까지 "최고 무형자산" 이미지 마케팅 총력 '이름'이 다르면 품질이 비슷해도 가격이 크게 차이가 난다. 이것이 브랜드 파워다. 그 동안 가격경쟁력을 무기로 세계 시장에 진출했던 국내 업체들이 고급 브랜드로 탈바꿈하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것도 이 같은 이유다. 그러나 소비자들에게 뿌리깊이 박힌 '싸구려'이미지를 해소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진대제 삼성전자 디지털미디어 총괄 사장은 이를 가리켜 '원죄'라고 표현했다. 그렇지만 중국, 동남아 업체들이 저가 제품으로 밀고 들어오고 소비 시장이 점차 고급화되는 상황에서 국내 업체들의 고급 브랜드 개발은 이제 선택이 아닌 필수로 인식되고 있다. ◇고급 브랜드가 경쟁력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국내 업체들은 명품 개발에 뛰어들었다. 국내 가전업체는 자사명을 숨긴 고급 브랜드를 출시해 외국 전자 업체들이 독차지하고 있던 가전시장에 뛰어들었다. 삼성전자의 프로젝션TV '파브', 냉장고 '지펠', LG전자의 양문여닫이 냉장고 '디오스'가 대표적인 예이다. 파브의 경우 개발 당시 소비 타겟층을 '소득수준 상위 20%의 단독주택 거주 또는 초대형빌라 및 아파트 거주 고객'과 '중대형 아파트 거주의 중산층 고객'으로 잡아 고급 마케팅에 주력했다. 또 LG전자는 냉장고와 가스오븐레인지 등 4가지 제품을 하나로 묶은 1,000만원대 '벨라지오 시스템 라인'을 출시, 유럽 제품들이 차지하고 있는 고급 가전시장의 15%를 차지한다는 목표를 세워놓고 있다. 제품 고급화의 선두는 패션 산업이다. 특히 지난 97년 외환외기 이후 소득계층의 양극화가 뚜렷해지고 해외 명품 브랜드들의 진출이 줄을 이으면서 국내 패션업체들도 본격적으로 제품 고급화에 나섰다. 제일모직은 고가 신사복에 '노세일'정책을 실시, 고급 이미지를 강화했고 캠브리지도 고가 라인을 기존의 15%에서 30%선까지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LG패션은 마에스트로, 다니엘 에스테 등 고가 라인을 확충했다. 국내에 진출한 해외 명품 브랜드들도 고급 이미지를 강화해 국내 시장에서 확고한 기반을 잡고 있다. 루이비통, 에르메스 등 고가의 브랜드들은 국내에서 매년 평균 30% 이상의 급성장을 하고 있으며 약 1조원의 시장을 형성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의류업체 관계자는 "백화점에서 고가의 해외 브랜드를 유치하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펴면서 국내 브랜드들이 설 자리를 잃고 있다"며 "이 때문에 국내 업체들도 해외 브랜드와 라이센스를 맺고 제품 고급화에 주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유통업체도 고급화 열기도 뜨겁다. 백화점들은 해외명품 브랜드를 얼마나 유치하고 있느냐가 경쟁력의 척도로 판단될 정도다. 이 때문에 롯데, 현대, 갤러리아 등 국내 백화점들은 해외브랜드가 주로 자리잡고 있는 명품관을 더욱 확장하고 있고 지난해 10월 강남점에 문을 연 신세계 백화점은 유럽풍 명품백화점을 내세워 마케팅 활동을 펴고 있다. 자동차시장에서도 대형 고급차들이 선전하고 있다. 현대자동차가 '현대'브랜드를 숨기고 고급차로 내세운 에쿠스는 지난 한해동안 90%의 판매 증가율을 보여 고급 브랜드의 경쟁력을 과시했다. 이는 마치 도요타가 고급 승용차인 '랙서스'를 출시하면서 도요타의 브랜드 네임을 없앴던 것과 같은 전략이다. 주택시장도 고급화 바람이다. 빌라 개념의 고급아파트를 내세운 LG건설은 외환위기 중에도 분양에 성공, 고급아파트 신화를 창조했다. 또 60평 이상 아파트의 경우 97년에는 289 가구만이 공급되고 462건이 신청됐지만 2000년에는 891 가구가 공급되고 5,187 건이 신청됐다. ◇평범한 이미지는 가라 고급 브랜드로 자리잡기 위해 업체들은 '귀족마케팅'을 활발히 하고 있다. 이는 제품을 구입함으로써 소비자들이 특별한 계층에 속한다는 느낌을 줘야 한다는 전략이다. 이 같은 귀족마케팅은 이미 해외에서는 오랫동안 이루어졌다. 프랑스의 유명 패션 브랜드의 경우 이미지 관리를 위해 사람들이 많이 다니는 샹젤리제 거리에 위치하던 매장을 한적한 곳으로 옮겼던 것은 유명한 사례다. 삼성전자의 경우 파브 구매고객, 현대자동차는 에쿠스 구매 고객을 대상으로 골프 대회를 여는 등 귀족마케팅을 활발하게 펴고 있다. 또 에르메스 등 패션 브랜드들은 미술 전시회, 음악회 등을 주최하는 등 차별화 전략을 펴고 있다. 백화점 업체들은 구매 액수에 따라 카드를 실버, 골드 등으로 나눠 차별화된 마케팅 전략을 펴고 있다 귀족 마케팅 전략은 특히 국내 시장에서 크게 작용하고 있다. 프랑스계 브랜드 컨설팅업체인 데그립고베의 김승목 실장은 "한국은 구미 국가들보다 사회 계층이 불안정하기 때문에 소비자들이 고급 브랜드 구매를 통해 상류층에 소속되는 기분을 강하게 느낀다"고 분석했다. 최원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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