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가다헌/ 명성왕후 조카집 개조<br>베라짜노/ 사계절 다른모습 자랑<br>게코스 가든/ 외국인들에 입소문<br>아지오 / 광화문·홍대 등 8개점
| 비가 와도 정원을 이용할 수 있는 베라짜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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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게코스 가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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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지오 홍대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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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깨에 내리쬐는 햇살이 따스하게 느껴지고 코끝을 스치는 소슬 바람이 제법 시원한 가을이 찾아왔다. 꽃향기와 풀내음을 맡으며 나무그늘 아래서 맛있는 요리에 와인 한잔을 곁들이고 싶은 계절이다.
가을 정취를 흠뻑 만끽하며 식사를 즐기려면 주말에 야외에 돗자리를 깔거나 뜨락이 넓은 교외 레스토랑으로 달려가야한다. 굳이 멀리까지 발걸음 하지 않고도 자연을 배경삼아 직장동료나 친구들과 근사한 저녁식사를 앞에 두고 술잔을 부딪힐 수는 없을까.
인사동, 청담동, 이태원 등 도심 한가운데 야외 정원을 갖추고 자연이 그리운 식객들을 손짓하는 정원식 레스토랑이나 식당을 소개한다.
민가다헌=명성황후 조카인 민익두의 집을 개조해 만든 퓨전 음식점이다. 구한말 서양에서 유행하던 빅토리아풍 의자와 실내 장식을 그대로 살린 인테리어로 비즈니스맨들에게 인기있는 레스토랑으로 자리잡았다.
이곳을 처음 찾은 사람들은 독특한 인테리어를 경험하고자 실내에 자리잡지만 자주 드나드는 단골들은 야외 테라스를 찾는다. ㄷ자형의 한옥 뒤꼍에 마련된 야외 테라스는 총 5개의 테이블이 돌담 아래 작은 시내와 아기자기하게 가꾸어진 정원을 바라보며 위치하고 있다. 일찍 예약하지 않으면 자리를 차지할 수 없을 정도로 인기다.
테라스에서 식사를 한 이후부터는 계속 야외 테이블만을 찾게 된다는 사업가 손병현씨(갤러리 운영)는 “갇힌 실내는 모든 것이 인위적이지만 야외 테이블은 바람도 느낄 수 있고 정원 내에 있는 시냇물 흐르는 소리 등을 느낄 수 있어 더욱 편안한 식사를 할 수 있는 것 같다”면서 야외 정원에서의 식사 예찬을 늘어놓는다. (02) 733-2966
베라짜노=청담동에 있는 베라짜노도 트렌드세터(trendsetter)들이 즐겨 찾는 와인바 가운데 한 곳. 이 와인바의 경우 겨울철이면 정원에서 군고구마를 구워주는 것으로도 유명한데 지난해 봄부터는 바비큐를 위한 시설을 갖춰 정원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단골 고객인 이상훈(광고회사 근무)씨는 “1년 내내 거의 비슷한 인테리어의 실내 공간보다 정원의 꽃과 나무가 사시사철 다른 모습을 하고 있어 계절마다 다양한 모습을 만날 수 있어 자주 찾는다”라고 말했다.
베라짜노를 운영하는 이철형 대표는 “지난해부터 정원에서 와인을 즐기는 고객이 부쩍 늘어 올해부터 비가 오나 눈이 오나 정원을 이용할 수 있도록 시설을 마련했다”면서 “아무래도 하루종일 갇힌 공간에서 일하던 사람들이라 퇴근 후에는 확 트인 공간에서의 휴식을 원하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 곳의 야외 테이블 수는 총 6개. 무엇보다 도로와 떨어진 독립적인 위치의 정원이라 매연 및 시끄러운 소음과도 완벽히 차단돼 조용한 분위기에서 식사와 와인을 즐길 수 있다. (02) 517-3274
게코스가든=가정집을 개조해 만든 이 곳은 이태원에 위치해 있는 관계로 내국인보다 외국인들에게 더 인기가 높은 프렌치 이탈리안 레스토랑이다. 자연미를 그대로 살린 1층 정원에는 건물 3층 높이의 향나무가 자리잡고 있고 2층 옥상에도 정원이 꾸며져 있어 풀내음이 가득하다.
매일 밤 스페인식 일품 메뉴인 타파스가 제공되는 1층 정원은 늘 단체 손님으로 북적댄다. 1, 2층 정원 바로 옆으로 각각 바가 들어서 있는 밤에 새어 나오는 조명 불빛이 낭만적이어서 데이트를 즐기는 연인 고객이 많다.
자연친화적인 공간 못지 않게 건강을 고려한 해산물 요리 등 식사 및 안주메뉴도 다양하다. 이곳의 안주는 여러 종류를 싼 값에 조금씩 맛보는 타파스 스타일로, 미트볼, 치즈 살라미, 해산물 등 종류가 다양하다. 팬에 구운 아스파라거스와 가리비가 1만4,000원, 스패니시 스타일의 새우와 조개 요리가 1만2,000원에 제공된다.
20인 이상일 경우 립아이 스테이크와 연어 스테이크, 구운 감자, 그릴에 구운 야채 등이 푸짐하게 나오는 바비큐와 뷔페를 3만4,000원에 즐길 수 있다. 영국의 기네스, 독일의 프란지스카너 헤페 생맥주를 구비하고 있다. (02) 790-0540
아지오=서울 광화문, 홍대, 인사동 등지에 8개의 지점을 운영하고 있는 아지오는 누구나 편안하게 오가는, 문턱이 낮은 이탈리아 레스토랑을 지향한다. 외관부터 실내 인테리어까지 한번은 들어가 보고 싶을 정도로 정감이 느껴진다. 목재 등 천연소재를 주제로 한 인테리어에 의자와 출입문도 모두 나무로 만든 것을 사용했는데 이 중에는 100년 이상된 것들도 있다. 대부분 유럽에서 직접 실어 온 것이다.
특히 넓은 야외 정원을 갖춘 홍대점은 저녁이면 식사와 맥주를 즐기려는 젊은이들로 발디딜 틈이 없을 정도. 해가 떨어지기가 무섭게 100석이 넘는 야외 테이블이 사람들로 꽉 들어찬다.
이 곳은 참나무를 태우는 화덕에 직접 굽는 이탈리아 정통피자가 인기가 높다. 모든 음식은 냉동육조차 쓰지 않는 등 신선한 슬로 푸드를 추구한다. 전직원이 정기적으로 이탈리아 출장에 나설 정도로 이탈리아 분위기를 내는데 충실하다. (02)334-7311
새우에서 안심까지 '바베큐의 계절' 특급호텔 각종 바베큐장 오픈
바람이 선선하게 불어오는 가을은 야외 바비큐를 즐기기에도 더할 나위 없이 좋은 계절이다. 귀뚜라미 소리를 들으면서 숯불에 고기를 얹고 지글지글 타는 소리도 정겹거니와 흐르는 굵은 땀방울을 바람이 씻어주기 때문이다.
교외 펜션이 많이 생겨나면서 바비큐가 대중화되고 있지만 도심에서 즐기기에는 여러모로 제약이 따른다. 그래서 도심 호텔의 바비큐장은 직장 회식 장소로나 가족 외식 공간으로 인기가 높다. 서울 시내 호텔들은 10월까지 야외 바비큐장을 열어놓고 손님을 맞고 있다.
메이필드호텔은 한식당 '낙원'의 야외정원에 바비큐 시설을 설치하고 육류와 해산물을 직접 구워 먹을 수 있는 '정원 BBQ'(02-6090-5700)를 운영하고 있다. 정원 BBQ는 부드러운 안심과 등심, 전복, 가리비, 농어 등의 신선한 재료에 소금과 후추만으로 간을 해 고유의 맛을 그대로 살린 것이 특징.
세트메뉴와 단품메뉴가 있으며 가격은 한우 안심, 왕새우, 와인 한잔으로 구성된 세트A가 3만5,000원, 한우 등심, 전복, 와인 한잔으로 구성된 세트B가 3만8,000원(세금 별도)이다. 단품메뉴는 2~3만원대이며 오후 9시까지만 주문을 받는다.
밀레니엄 서울 힐튼 오크룸 바 야외 공간을 활용한 패티오(02-317-3234)는 10월까지 비비큐를 즐길 수 있다. 이곳은 저녁 6시부터 8시 반까지 모든 바비큐 요리와 생맥주, 와인을 무제한 즐길 수 있는 '해피아워'를 실시한다. 신선한 샐러드와 소시지ㆍ양념 삼겹살ㆍ닭가슴살구이 등 다섯 가지 바비큐 안주, 밥 및 디저트를 먹을 수 있는 뷔페 코스를 2만5,000원에 이용할 수 있다. 일요일과 공휴일에는 문을 열지 않는다.
홀리데이 인 서울(02-710-7256)도 이달 말까지 '섬머 바비큐 피스트'를 진행하고 있다. 오후 6시30분부터 10시까지 진행되는 이 행사는 일요일과 월요일 이용고객에게 15% 할인혜택이 주어진다. 탁트인 공간과 분위기 있는 은은한 조명 아래서 감미로운 라이브무대를 감상할 수 있다. 바비큐 스테이션과 다양한 샐러드와 식사류 빵, 후식 등이 마련된 샐러드 뷔페 스테이션을 어른 3만3,000원, 어린이 1만6,000원에 이용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