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내칼럼

[기자의 눈] 증시 주도주 논란의 이면

지난해 말부터 불기 시작한 증시 주도주 교체여부에 대한 논란이 좀처럼 가시지 않고 있다. 지난해는 철강ㆍ기계ㆍ조선 등 이른바 중국 수혜주로 분류된 종목들이 거침없는 상승세를 보이며 한 해를 풍미했다. 반면 정보기술(IT), 자동차 업종등은 ‘화려한 잔치’에서 철저히 소외되며 우울한 한 해를 보내야만 했다. 하지만 지난해 연말 이후 증시가 급락한 장세를 계기로 변화의 조짐이 일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국내 증시에서는 주도주라고 단언할 만한 세력은 뚜렷하게 나타나지 않고 있다. 주도주 논쟁의 이면을 가만히 들여다보면 흥미로운 점이 있다. 자산운용사들의 보이지 않는 대결이 바로 그것이다. 이른바 중국주를 지속적으로 가장 열심히 밀고(?) 있는 곳은 국내 증시의 큰 손으로 부상한 미래에셋이다. 특히 지난해 11월에 출시해 ‘자금 블랙홀’로 떠오른 인사이트펀드 등 미래에셋이 많이 투자한 것은 중국 관련주에 대거 포진돼 있다. 따라서 일각에서는 중국주가 부진하면 미래에셋이 자산운용에 있어서 심각한 타격을 입을 것으로 예측한다. 인사이트펀드의 수익률이 지난해 말 중국주들의 급락과 함께 마이너스 20%대를 기록한 것이 이를 증명해준다. 따라서 미래에셋이 중국주의 하락을 가만히 보고만 있을 리 없기 때문에 중국주의 지속적인 선전을 점치는 시각도 있다. 실제로 미래에셋의 한 관계자는 “미래에셋 관련 펀드들의 투자종목에 있어서 중국주는 절대적”이라며 “중국주가 부진할 경우에는 펀드운용에도 상당한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한다. 반면 지난해 미래에셋의 독주가 계속되면서 다른 자산운용사들은 거꾸로 IT를 비롯해 자동차ㆍ금융 등 비(非) 중국주 종목들의 선전을 학수고대하고 있다. 주도주의 바뀜은 이들 자산운용사들에는 ‘새로운 기회’로 다가올 수 있어서다. 주가는 흔히 기업의 펀더멘털(실적)과 수급(자금), 그리고 약간의 버블(기대심리)을 먹고 자란다고 한다. 특히 주도주 논쟁은 바로 수급과 관련이 깊을 수밖에 없다. 그리고 그 이면에는 자산운용사를 중심으로 ‘그들만의 셈법’이 자리하고 있다는 사실을 일반 투자자들은 간과하지 말아야 할 것이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