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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현대 화가들 재조명한다 문화재청 내년부터10년간 총10억 예산지원나혜석등 역사에 묻혔던 작품들 재평가키로 장선화 기자 india@sed.co.kr 박래현(1920~1972) ‘하얀 비둘기’ 박영선(1910~1994) ‘꿈’ 정규(1923~1971) ‘곡예’ 김종휘(1928~1999) ‘향리’ 역사에 묻혔던 현대 화가들을 재조명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최근 미술계에서는 김환기ㆍ이중섭ㆍ박수근 등 지명도 높은 작가에 가려 제대로 평가받지 못한 작가들의 작품세계를 다시 정밀 평가해 한국 미술사를 재정립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인기 작가 중심의 왜곡된 한국미술사는 지배자와 위정자 중심으로 역사가 기록돼 온 영향, 그리고 팔리는 작가 즉, 인기있는 작가에게로만 미술계의 관심이 쏠린 때문이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하고 있다. 실력만큼 제대로 평가받지 못한 작가들은 셀 수 없을 정도다. 그 중에서도 근ㆍ현대 한국미술사의 위상을 높인 박영선(1910~1994), 한국 여류화가로서 최초의 개인전을 열었던 나혜석(1896~1949), 화가ㆍ도예가ㆍ판화가로 활약하며 한국현대 미술의 폭을 확장했던 정규(1923~1971), 수묵 담채와 채색을 자유자재로 구사하며 동양화의 현대화를 개척했던 여류 화가 박래현(1920~1972), 유화와 산수화 접목을 시도했던 김종휘(1928~1999) 등은 독창적인 아이디어로 현대 미술사에 한 획을 그었던 작가들. 특히 구상 작가들 중에 이 같은 경우가 많다. 60년대 이후 수출 드라이브 정책과 맞물려 미술계에서도 서구진출에 대한 관심이 커졌다. 당시 추상이 대세였던 서양 미술사조에 밀려 구상 작가들은 시대에 뒤떨어진 것으로 평가절하됐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문화재청은 미술계의 이 같은 의견을 반영, 내년부터 근현대 화가들의 업적을 재평가하고 작품을 심사해 문화재로 등록하기 위한 작업을 계획하고 있다. 본격적인 사업 추진을 위해 문화재청은 매년 1억씩 10년간 총 10억원의 예산을 지원할 계획이다. 대상작가는 현대 한국화단에 이름을 올린 작가들이며, 평가항목은 예술성ㆍ창의성ㆍ독창성 등이다. 현대 한국미술사의 재정립은 조선시대 전통 회화 이후 이어지는 서양미술이 어떻게 한국에 유입돼 발전됐는지 그 과정을 분석해 한국적 미학과 문화적 정체성을 찾는 데 그 가치가 있다고 전문가들은 주장하고 있다. 또 미술이 지닌 역사적인 가치를 평가한 후 사료로 남겨야 한다는 설명이다. 정준모 한국시각문화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20세기 한국 미술사에는 다양한 스펙트럼의 작가들이 존재했지만 실제 한국 회화사를 들여다 보면 오원 장승업(1843~1897)에서 끝이 났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며 “우리의 미술사에 대한 연구 없이 서양에만 의존하다 보면 독창성이 생명인 세계 미술계에서 살아 남기가 더욱 힘들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시간이 지날수록 평가할 만한 가치가 있는 작가들의 작품과 자료의 소재를 파악하기가 어려워진다”며 “역사에 묻혔던 작가들의 재조명 작업은 한국미술계의 자존심을 되찾는 길”이라고 말했다. 입력시간 : 2006/10/08 17: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