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책임자들의 가벼운 입

전윤철 부총리겸 재정경제부장관과 박승 한국은행총재가 번갈아가며 외환시장을 혼돈에 빠뜨리고 있어 외환딜러들의 원성이 자자하다. 전부총리는 원ㆍ달러 환율이 하락세를 보이던 지난17일 "원ㆍ달러 환율은 우리나라 경제의 실상을 반영하는 것"이라며 환율하락을 용인하는 듯한 메시지를 시장에 전달했다. 전부총리의 이날 발언은 정보가 빛의 속도로 움직이는 외환시장에 순식간에 퍼지면서 환율하락을 가속화하는 촉매제로 작용했다. 재경부는 전부총리의 말이 원론에 그친 얘기일뿐 깊은 얘기는 아니라며 해명에 나섰지만 사태를 뒤집기에는 역부족이었다. 딜러들은 전부총리의 말을 듣자마자 정부가 환율하락을 용인하는 것을 받아들이고 달러손절매에 나선뒤였다. 전부총리의 말은 3일후 정반대로 바뀌었다. 지난 20일 "환율하락속도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고 말한 것. 여기에 맞춰 외환당국은 외환시장에 투기세력이 개입했는 지의 여부를 점검하고 다각적인 방안을 검토하겠다며 진화에 나서기 시작했다. 정부가 외환시장에 직간접적으로 개입했는 지 여부는 확인할 수 없으나 급락세를 보이던 원화 환율은 월말이 다가오며 진정세를 보이는 듯했다. 그러나 지난 29일 이번에는 박총재의 입을 통해 엉뚱한 말이 나왔다. 최근의 환율하락속도는 우려할만한 수준이 아니며 원화가치가 제자리를 찾아가는 중이라는 멘트였다. 외환시장은 즉시 동요하기 시작했고 하루중 진폭이 10원에 달할 정도로 혼란의 극치를 보여줬다. 재경부가 전부총리의 발언으로 해명에 진땀을 뺏듯이 한은도 총재의 말 때문에 고생을 해야했다. 전부총리는 여기에 한술 더 떠 30일 "환율이 더 하락하면 통화당국이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해 외환당국자들과 시장을 깜짝 놀라게 했다. 좌시하지 않는다면 금리라도 내릴 것인지. 전부총리와 박총재는 가벼운 입으로 인해 시장의 신뢰를 잃고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한다. 강력한 리더십은 참을 줄 아는 지혜에서 시작한다. 박동석기자 document.write(ad_script1); ▲Top | | || |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