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년을 기다려온 월드컵 첫 우승의 꿈을 누가 이룰 것인가. 2010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 결승은 80년 월드컵 역사에서 한 차례도 우승을 차지하지 못했던 국가들 간의 한풀이 대결이 됐다. '오렌지군단' 네덜란드와 '무적함대' 스페인은 오는 12일 오전3시30분(한국시각) 남아공 요하네스버그 사커시티 경기장에서 대망의 결승전을 치른다. 두 팀 가운데 누가 우승하든 브라질(5회), 이탈리아(4회), 독일(3회), 아르헨티나, 우루과이(이상 2회), 잉글랜드, 프랑스(이상 1회)에 이어 사상 8번째 챔피언 자리에 등극하게 된다. ◇'월드컵 울렁증' 이번에는 깬다=네덜란드와 스페인은 세계 정상급 전력을 갖췄지만 월드컵 무대만 서면 작아졌다. 네덜란드는 지난 1974년 서독 월드컵과 1978년 아르헨티나 월드컵에서 연속으로 결승에 올랐지만 각각 주최국인 서독과 아르헨티나에 패해 준우승에 그쳤다. 32년 만에 월드컵 결승에 오른 네덜란드는 결선 상대가 주최국이 아닌 만큼 반드시 우승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고 있다. 스페인은 월드컵에서 결승 무대에조차 오른 적이 없다. 이번 대회까지 13차례 월드컵 본선 무대를 밟은 스페인은 1950년 브라질 월드컵에서 기록한 4위가 역대 최고 성적이다. 2008년 유럽선수권대회에서 우승하며 44년 만에 메이저대회 우승의 한을 풀었던 스페인은 여세를 몰아 월드컵 챔피언까지 노리고 있다. ◇실리 VS 효율, 스피드 VS 패스=네덜란드는 과거의 화려한 공격 축구를 버린 대신 수비를 강화한 실리축구로 월드컵 예ㆍ본선 14전 전승을 기록하고 있다. 네덜란드가 우승을 차지하면 월드컵에서 유례 없는 전승 챔피언의 위업을 달성하게 된다. 빠른 속공도 돋보인다. 아르연 로번, 로빈 판페르시 등 빠른 공격수들이 순식간에 상대 진영으로 치고 올라가며 슈팅을 때리는 스피드가 위협적이다. 반면 스페인은 '원샷 원킬'로 대표되는 효율적인 축구가 장점이다. 조직력이 뛰어난 미드필더진을 중심으로 공수의 완급을 조절하는 한편 후반 결정적인 순간에 골을 넣으며 상대를 제압하는 방식이다. 스페인은 이번 월드컵 16강전부터 4강전까지 줄곧 후반에 결승골을 넣어 1대0으로 승리했다. 미드필더진의 패스 능력은 일품이다. 독일과 4강전에서 스페인은 총 731회의 패스를 해 590개를 성공시키며 패스 성공률 81%를 기록했다. 패스 게임으로 상대 진영을 좁혀나간 뒤 결정적인 슈팅을 노리는 게 스페인의 승리 공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