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로터리/12월 9일] 안보불감증 교육 통해 없애야

망각은 신이 인간에 준 은총이자 가장 큰 단점일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힘들고 어려운 고통을 평생 짊어지고 산다고 가정해보자. 얼마나 인생이 괴롭겠는가. 그러나 고난을 쉽게 잊어버린다면 그 또한 인생에 있어 큰 발전을 도모하기가 어려워질 것이다. 망각은 잊고 싶은 것, 잊어야 할 것, 잊어도 되고 잊지 않아도 되는 것, 결코 잊지 말아야 할 것 등 네 가지로 나눌 수 있다고 본다. 특히 올해 우리 국민은 결코 잊지 말아야 할 것이 많은 한해였다. 한일강제병합 100주년, 6ㆍ25 전쟁 발발 60주년이 그 대표적인 예다. 여기에 더해 지난 3월 천안함 폭침사건과 지난달 북한의 연평도 피격 사태는 우리의 생존권과 재산 등 국가안보가 걸렸다는 점에서 결코 잊어서도 잊혀져서도 안 될 사건들이다. 그러나 우리의 현실은 어떤가. 한국교총이 최근 서울 지역 초·중·고학생 1,240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는 학생들의 무너진 안보의식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 6ㆍ25전쟁 발발 및 종전연도를 정확히 아는 학생비율은 50.1%에 불과했고 '6ㆍ25 전쟁을 누가 일으켰을까'라는 질문에 '북한ㆍ김일성ㆍ소련'이라고 답한 학생 비율은 73.9%, '올해 3월 천안함 침몰사건은 왜 일어났을까'라는 질문에 '북한의 소행'이라고 정확히 답한 학생 비율은 64.4%에 그쳤다. 특히 최근 연평도 포격사건의 원인을 묻는 질문에 '북한이 하지 말라는 호국훈련을 실시해 공격을 자초했다'는 북한 측 주장을 고스란히 답한 학생도 상당수 있었다. 우리나라 안보에 가장 큰 위협 대상 국가를 묻는 질문에 북한을 제외한 학생 비율도 중학생 23.3%, 고등학생 40.2%로 나타났다. 물론 학생들이 일정 부분 장난기 어린 답변을 했을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전체적인 맥락에서 보면 우리 학생들의 역사관과 안보관에 문제가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유의미한 결과라고 보여진다. 이제부터라도 우리 아이들이 왜 이렇듯 안보불감증에 빠져 있고 역사의식이 희미해졌는지에 대해 사회적인 고민과 함께 대책이 뒤따라야 한다. 30년 가까이 교육 현장에 몸담은 경험을 토대로 학생 안보·통일교육 관련 몇 가지 제안을 하고자 한다. 먼저 학교에서 통일ㆍ안보 교육과정을 강화해야 한다. 과거 군사시절의 안보 이데올로기 교육으로 회귀해서는 안 되지만 주적이 누구인지, '안보 없이 대한민국은 존재하지 않는다'는 의식을 어려서부터 학교에서 분명하게 가르쳐야 한다. 그리고 교사 및 학부모가 통일ㆍ안보교육의 중심이 돼야 한다. 학력향상, 인성 및 창의성 교육과 더불어 교사들도 앞장서 나라 사랑하는 정신과 우리 역사를 올곧게 가르치고 학부모도 자녀와의 대화를 통해 정확한 사실을 알게 해줘야 한다. 마지막으로 대한민국의 헌법정신과 정체성을 부정하는 이념교육을 학교 및 교실 현장에서 이뤄지지 않도록 하는 제도적 장치가 필요하다. 일제시대 독립의 기틀이 교육에서부터 시작됐듯 50만 교육자들도 미래의 주역이 될 우리 제자들을 위해 올바른 통일ㆍ안보교육에 적극 나서줄 것을 부탁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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