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머니포커스/실전투자전략] 혼란기의 주식투자

금리는 자동차 운전을 할 때 방향표시등과 비슷한 역할을 한다. 오른쪽 깜박이를 켜고 달리느냐 왼쪽 깜박이를 켜고 달리느냐에 따라 목적지가 완전히 달라질 수 있다.앞차의 신호를 보고 운전을 할 때 그 신호를 반대로 해석하거나 신호를 보내는 사람이 잘못 신호를 보내면 길을 잃을 수도 있다. 최근 주식시장과 채권시장에서는 이같은 방향표시등의 혼란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대우사태이후 주식시장과 채권시장은 모두 불안하다. 투신권에서 시작된 금융불안감이 경제전반에 어두운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다. 그런데 주식시장에 이상한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채권금리가 오르고 금융시스템의 불안이 고조되고 있는데도 주가가 오르는 것이다. 대우쇼크이후 회사채 금리는 지속적으로 상승세를 나타내고 있다. 8% 언저리에 머물던 금리가 어느새 11%에 육박하고 있다. 그런데도 종합주가지수는 900선을 굳건히 지키면서 오히려 호시탐탐 1,000포인트 고지를 다시 넘보고 있다. 채권시장에서 금리변화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딜러들은 이같은 주식시장의 움직임을 전혀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 금융시스템 전반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악재가 버티고 있는데도 주식을 사는 것은 넌센스라는 것이다. 왜 이같은 일이 벌어지는 것일까. 전통적인 주식시장 이론에서는 금리와 주가가 완전한 역의 상관관계를 이룬다. 주가라는 것은 기업이 미래에 얻게 될 현금흐름을 적절한 할인율로 할인해 현재가치로 환산한 것이라고 본다. 미래에 기업으로부터 받을 배당, 기업수익을 현재의 가치로 바꾸는데 그 할인율이 금리라는 것이다. 결국 주가가 오르기 위해서는 배당, 기업수익이 늘어나거나 할인율(금리)이 낮아져야한다. 이같은 이론은 합리적 시장에서는 정확하게 들어맞는다. 자금을 운용하는 주체가 복잡한 외부변수에서 독립, 자유롭게 시장원리에 따라 투자결정을 내릴 때 가능하다. 현실은 다르다. 최근 투신사가 주식을 사는 것을 놓고 주식형 펀드에서도 환매가 일어나면 끝장이기 때문에 시장을 받치기 위해 주식을 산다는 분석도 있다. 금융시장안정대책이후 정부가 어쨌든 시스템의 붕괴를 방관하지는 않을 것이므로 가장 확실한 투자처인 주식에 투자한다는 설명도 가능하다. 시중에 풍부한 유동성은 갈 곳이 없다. 채권시장이 안정되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다. 그런데 기업수익은 좋다. 일부 기업들은 사상최대의 이익이 예상된다. 이론적으로도 금리가 불안하지만 기업수익 자체가 급격히 좋아지면 주가는 오른다. 그렇다면 지금과 같은 혼란기에 맞는 주식투자 요령은 간단하다. 기업수익성이 뛰어난 기업에 집중투자하는 것이다. 최근 투신사들이 주로 매입한 종목군을 보면 이같은 원칙이 어느정도 지켜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투신사들은 13일이후 한화석유화학, LG전자, 삼성물산, 한빛은행, 한국전력, 신한은행, LG산전, 한국통신, 인천제철, 삼성전관등을 집중 매입했다. 과거 빅5중심의 매수패턴이 수익성 위주의 중저가 종목으로 바뀐 것을 볼 수있다. 중소형 종목중에서도 수익성이 좋은 것은 매수 타깃이 되고 있다. 매도위주의 외국인 투자가들도 13일이후 신성이엔지, 삼보컴퓨터, 삼성전기, 데이콤등을 사들이고 있다. 「수익성에 근거한 투자」하고 하는 단순한 원리는 혼란기에 더욱 절실한 투자원칙인 셈이다. 정명수기자ILIGHT3@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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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명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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