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美 구제금융 후폭풍] 세계 금융·상품시장 왜 요동치나

"은행 살리겠지만 美경제엔 毒" 불안감 확산<br>"아무리 美라도…" GDP 13%규모 공적자금에 우려<br>"세계경제 '日잃어버린 10년' 같은 장기침체 빠질수도"



미국의 대규모 공적자금 투입 계획이 은행은 살릴지 모르지만 미국 경제에 큰 짐을 지울 것이라는 우려가 시장 불안의 새로운 요인이 되고 있다. 미국 정부가 국채(TB)를 남발해야 하고 따라서 최근의 달러 강세는 인디언 서머(가을철에 일시적으로 나타나는 더위)가 끝나면서 다시 급락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미국 정부가 부담해야 할 공적자금 규모는 은행 부실 구제를 위한 7,000억달러를 포함해 1조8,000억달러에 이른다. 아무리 세계 최강대국이라고 해도 미국이 국내총생산(GDP)의 13%에 자금을 마련하는 것이 상당한 부담이 된다. 국민 세금으로 이를 충당하는 것은 무리이고 결국 달러를 찍어내거나 TB를 발행해야 한다. 그러자니 전세계 외환시장에 달러 인플레이션이 발생할 수밖에 없는 여건이다. 다시금 달러는 하락세를 걸을 수밖에 없다. 일부 전문가들은 이번 금융위기로 미국을 비롯한 전세계 경제가 지난 1990년대 일본의 ‘잃어버린 10년’처럼 장기 침체기에 돌입할 수 도 있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미국 정부의 재정적자 확대는 불을 보듯 명확하다. 미 재무부가 구제금융을 위한 자금 수요를 충당하기 위해 의회에 제출한 국채발행한도는 6.6% 상향돼 11조3,150억달러에 이른다. 미국 재무부는 이달 말로 마감되는 2008회계연도의 재정적자가 3,894억달러로 추산된다고 이미 발표한 바 있다. 이는 지난해 회계연도의 두배에 달하는 수준이다. 내년에는 적자가 더 커져 4,820억달러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미국의 재정적자가 구제금융의 여파로 곧 1조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했다. 미국의 대규모 재정적자는 미국 내에서 인플레이션 압력을 심화시키고 시중금리 인상의 부작용을 낳을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달러에 대한 수요를 감소시켜 달러 자산에 대한 매력을 떨어뜨리는 효과를 가져 온다. 그리니치캐피털의 외환전략가인 앨런 러스킨은 “대규모 구제금융에 따른 엄청난 재정적자가 사람들에게 달러 가치를 포함한 향후 나타날 모든 상황을 다시 생각하게 만들었다”고 말했다. 외환 전문가들은 미국 정부의 구제금융 계획이 지난 3개월간 지속했던 달러화 강세 흐름을 끝낼 가능성이 높다고 예상했다. 바클레이스은행의 외환전문가인 데이비드 우는 “달러가치의 하락은 금융위기 해소에서 얻을 수 있는 단기적인 성과를 위축시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달러 급락은 역으로 원유와 금 등 인플레이션 헤지 수단으로 여겨지는 안전자산에 대한 투자가 대거 몰리면서 가격이 폭등하는 현상을 유발했다. 금융기관의 부실자산 정리가 성공적으로 이뤄지더라도 이미 성장 둔화로 향하고 있는 미국 경제를 되살리기에는 역부족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이번 금융위기를 초래한 모기지 부실의 원인이 된 주택시장 침체가 지속되고 있고 신용악화로 소비가 위축되고 고용이 악화된 상황에서 미국 정부의 이번 조치가 제대로 효과를 나타낼지 미지수라는 지적이다. 뱅크오브뉴욕 멜론의 수석외환전략가인 사이먼 데릭은 “이번 미국의 구제금융 계획에도 불구하고 미국은 물론 다른 국가들의 경제성장까지 심각하게 둔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예상했다. 석덴리서치의 애널리스트 마이클 데이비스는 “미국 정부의 이번 대책이 금융시장 혼란을 끝낼 것이라는 확실한 보장은 없다”며 세계경제에 불확실성이 상존할 것임을 예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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