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제일은행] 매각발표 초읽기

고착상태에 빠져있던 제일은행 매각협상이 부쩍 활발해졌다. 양측에서 흘러나오는 이야기를 집계해보면 분위기상으로는 일단 매각발표가 초읽기에 들어간 느낌이다. 최소한 지난 7월 대통령의 미국방문을 전후해 불거져 나온 매각협상의 기운과는 확연히 다른 느낌이다. 현 상황대로라면 이번주 발표가 기정사실화되고 있다.◇심상치않은 양측 움직임= 정부와 뉴브리지측은 한여름 휴가철 사실상 협상을 중단해왔다. 양측에 심각한 이견이 있는 것으로 비춰졌고, 협상이 해를 넘길 가능성이 높다는 추측까지 불거져 나왔다. 그런데 최근들어 상당부분 활발한 움직임이 엿보이기 시작했다. 뉴브리지의 아시아담당 본부장인 웨이지안 샨의 태도가 예전과는 확연히 다르다. 웨이지안 샨은 지난주초 한국을 방문, 이헌재(李憲宰) 금융감독위원장을 만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동시에 지난 9일부터 신라호텔에서 한국측과 협상을 이어왔다. 제일은행 관계자에 따르면 샨은 방한중 외신기자와의 만남에서 『진전(PROGRESS)이 있다』 『자주 볼것같다』라는 말을 꺼냈다는 것. 실제 이 시점을 전후해 매각협상이 끝을 냈다는 루머가 금융계 전반에 퍼졌다. 그러나 분위기는 샨이 지난주말 홍콩으로 떠나기 앞서 다시 『덜커덩거린다』는 표현을 썼다는 말이 전해지며 역전됐다. 양측간 협상에 뭔가 걸림돌이 등장한게 아니냐는 추측이 다시 불거진 것. 샨은 13일 다시 한국을 방문한다. 한국 정부측 분위기도 막바지에 이르렀음을 엿보게 한다. 정부 관계자는 지난주말 『마지막 결단만이 남았다』고 밝혔다. 최근 협상 분위기로 보아 무척 이례적인 말이다. 매각 당사자인 제일은행에서 나오는 말도 예전과는 다르다. 제일은행 관계자는 『최근 금감위에서 요구하는 자료가 종전과는 분명 다르다』고 밝혔다. 매각에 영향을 미치는 자료보다는 은행 조직 등 인수후 은행을 어떻게 꾸려나갈 것인가에 촛점이 맞춰진 자료가 대부분이라는 것. ◇매각조건과 발표시점은= 협상조건중 눈에 띄는 점은 대우 관련부분. 양측은 대우여신에서 발생하는 손실은 정부가 모두 책임진다는 내용의 「특별약정」을 체결할 것으로 알려졌다. 대신 이미 합의된대로 인수후에도 대우그룹 여신을 여타 5대그룹과 동등방식을 택하기로 했다. 일각에선 뉴브리지측이 대우 12개 계열사중 일부를 워크아웃에서 조기졸업시킬 것을 한국측에 요구했다는 이야기도 나오지만, 아직은 확실치 않다. 양측은 이밖에 매각가격과 손실보전 방안에 대해서도 합의했다. 매각후 발생하는 추가부실에 대한 손실보전(풋백옵션)기간은 2년으로 하되, 보상범위는 첫 1년은 모든 부실, 2년째는 총인수자산의 20%선에서 하기로 했다. 자산가치 평가방식은 뉴브리지측 주장을 수용, 시가(MARK TO MARKET)를 택했다. ◇매각발표 시점은= 물론 발표시기를 단정지을 수는 없다. 정부 관계자 표현대로 산 정상에 올라 깃발을 꼿는 작업이 벌써 두세달째 계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미 지난 7월초 이헌재(李憲宰)금융감독위원장이 『철야협상을 진행중』이라며 매각 최종발표가 초읽기에 들어갔음을 내비쳤음에도 2개월 이상 별다른 결실없이 지지부진한 상황을 지속해온 것도 낙관만을 할 수 없게 만드는 요인이다. 그러나 현재 분위기로는 이번주중 전격적인 협상 타결발표가 나올 가능성이 어느때보다 농후하다. 가속을 내고 있는 양측의 협상분위기가 분명 지난 7월초와는 다르기 때문이다. 김영기기자YGKIM@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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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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