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기고] 실버창업 적극 지원을

‘높고 높은 하늘이라 말들 하지만 우리들은 높은 게 또 하나 있지.’ 매년 가정의 달 5월이 되면 콧등에 찐한 감정을 느낀다. 충(忠)과 효(孝)는 인간의 기본이라고 어릴 적부터 배웠다. 특히 부모님에 대한 효도는 동방예의지국인 우리나라 덕목 중에서 으뜸이다. 아련한 추억 속의 어버이 은혜 노랫가락을 읊조리며 먼저 세상을 등지신 어머니에 대한 그리움이 잔뜩 배어옴을 느낀다. 얼마 전 보건복지부 자료에 의하면 우리나라 가정의 평균 자녀 수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에서도 가장 적은 수치를 나타내고 있다고 한다. 5형제 8형제 하는 형제들 이야기는 이미 잊혀진 추억이라고 할 수 있다. 지금 자라고 있는 청소년들은 이모나 고모가 없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는 게 다 이유가 있다. 그러한 현실을 반영하듯 부모 부양에 대한 책임 역시 많이 희석되기도 한다. 가끔씩 매체 사회면을 장식하는 현대판 고려장 소식과 형제간 부모 부양을 둘러싼 다툼 사건이 가슴을 아프게 하는 것이 현실이다. 맹종설순(孟宗說筍)과 자로부미(子路負米)라는 한자성어가 떠오른다. 중국 오대 때 맹종이 한 겨울에 노모를 위해 눈물로 죽순을 돋게 해 공양했고, 공자의 제자 자로가 가난해 매일 쌀등짐을 백리 밖으로 운반한 운임으로 양친을 봉양했다는 내용이다. 저출산과 고령화사회는 모든 산업구조의 근간을 흔들고 있고 산업인구의 급격한 이동 현상으로 나타나고 있다. 며칠 전 서울시장 후보자들의 TV 토론에서도 고령화사회에 따른 실버취업과 창업에 대한 시청자 질문에 각당 후보들의 답변에서 공허함마저 드는 이유는 무엇일까. 고용 불안과 산업구조의 재편, 그리고 평생직장 개념의 종식에 따라 청장년층의 사회 기여 및 역할이 그 어느 때보다도 중요하다. 하지만 나이가 많다는 이유로 취업시장에서 소외되고 젊은세대와 단절돼 더욱 그들을 힘들게 하는 현실이 안타깝기만 할 뿐이다. 필자가 창업시장에서 성공창업의 전도사를 자청한 지 어언 10여년,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사업형 창업이나 부업형 창업이 창업 형태의 전부였다. 그러나 최근 3~4년 전부터 청년창업, 부부창업, 여성창업, 실버창업, 노년창업 등 창업 활동을 요구하는 주체들이 세분화, 다양화하고 있다. 그중 특히 실버창업은 연령과 체력, 자금에 따라 한정된 아이템 안에서 이뤄지는 특징을 갖는다. 의욕과 열정이야 당연히 최고라 하겠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실버세대는 현재의 국력을 준비한 시대의 영웅들이다. 따라서 노년층 창업자들이 현실적으로 안전하게 창업시장에서 자리 잡기 위해서는 다각도의 제도와 전략이 수반돼야 한다. 아이템의 한정된 창업시장에서 그들의 경험과 지식을 십분 발휘할 수 있는 기술축적형 창업이나 경험축적형 창업을 적극 활성화해야 한다. 가정의 의미를 부활하고 존경받을 만한 업적을 남기신 세대의 주역으로서 성장하는 신세대나 핵가족의 울타리를 사회와 함께 한다는 공동체의식의 전도자로서 역할을 할 수 있는 업종의 개발 또한 필요하다. 또한 실버창업에 대한 각종 지원도 검토돼야 한다. 자영업자들은 매년 4번에 걸쳐 부가가치세 신고와 종합소득세 신고를 한다. 매출과 수익구조가 좋은 자영업자조차도 감세와 절세의 수단을 강구하는 것이 조세 현실이기도 하다. 이제는 심각하게 고려할 때이다. 부모를 봉양하는 자영업자나 일정 연령 이상의 실버창업자들에게는 창업자금 지원이나 세제 혜택을 통해서 실제적 도움을 줄 수 있는 창업세재정책을 말이다. 또한 실버세대들이 쉽게 창업할 수 있도록 정부부처 기능을 강화해야 한다. 각종 창업 정보나 업종 선택, 운영기법 등 다양성과 전문성이 요구되는 창업시장에서 안정창업이 가능하도록 전문창업도우미제도가 현실적으로 필요하다. 사람은 누구나 부모이거나 자식이다. 모든 국민이 행복한 가정의 달이 될 수 있도록 가시적 정책 입안이 아닌 실질적 제도 개선을 간절히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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