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뮤지컬 펀드] 600억원 시대 열었는데…

투자처 못찾고 '표류'<br>대형제작사, 원금 보장등 부담 자금유입 꺼려<br>소형사엔 투자자측서 기피'빛좋은 개살구'로




주요 뮤지컬 투자 펀드

[뮤지컬 펀드] 600억원 시대 열었는데… 투자처 못찾고 '표류'대형제작사, 원금 보장등 부담 자금유입 꺼려소형사엔 투자자측서 기피'빛좋은 개살구'로 강동효기자 kdhyo@sed.co.kr 주요 뮤지컬 투자 펀드 국내 뮤지컬 산업의 급성장과 함께 뮤지컬 투자 펀드 규모가 커지고 있지만 실제 펀드 운용은 표류하고 있다. 최근 관련업계에 따르면 뮤지컬 투자 펀드 규모가 사상 최초로 600억 원을 돌파했다. 그러나 이 같은 급성장세에도 불구 막상 조성된 돈들은 적절한 투자처를 찾지 못한 채 겉돌고 있다. 대형 제작사들은 투자 펀드 유입을 달가워 하지 않는 반면 소형 뮤지컬 제작들은 자금 유입을 희망함에도 불구, 투자자 측이 꺼리고 있는 현상이 나타나기 때문이다. ◇펀드 규모 600억원 시대 열리긴 했는데…=자산운용업계에 따르면 뮤지컬 관련 펀드는 지난해 3개 운용사 5개 펀드의 280억 원 규모에서 올해 5개 운용사 21개 펀드의 490억 원 규모로 2배 가까이 증가했다. 여기에 IMM인베스트먼트, 엠벤처투자㈜ 등 창투사들이 올해 신규로 조성한 뮤지컬 펀드의 비중을 합산하면 뮤지컬 투자 펀드는총630억원으로 추정된다.올해 약2,000억원으로 파악되는 뮤지컬 전체 시장의 30%를 펀드자금으로 충족할 수 있는 여건이 조성된 셈이다. 하지만 이 같은 상황에도 펀드 자금은 실제 공연업계로 원활히 흘러 들어가지 못하고 있는 것이 문제다. 이는 펀드 투자금 대부분이 원금 보장이나 우선 상환조건이 달려 있는 계약과 관련 특히 대형 작품 제작사들이 부담을 느끼고 펀드 투자를 크게 달가워 하지 않는 게 큰 이유. 우선 상환을 전제로 계약할 경우 제작사들은 발생한 매출을 우선적으로 해당 투자자에게상 환해야 하기 때문이다. 실제 중견 뮤지컬 제작사인 A사의 박모 대표는 “자산운용사에서 종종 전화가 걸려오지만 굳이 펀드 투자를 받을 생각이 없다”고 말했다. 뮤지컬 ‘맘마미아’, ‘ 시카고’ 등을 제작한 박명성 신시뮤지컬 대표 역시 “현재 펀드 투자는 공연 제작의 위험과 기회를 공유한 공정한 투자로 보지 않기 때문에 투자를 받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올 2월 설정된 IMM 인베스트먼트의 ‘공연예술전문투자조합’ 펀드의 경우도 아직 투자 작품을 결정하지 못한 사례. 이 펀드는 문화관광부의 공연투자활성화 사업의 일환으로 정부 지원금이 일부 포함돼 현재 100억 원 규모로 운영되고 있다. ◇표류하는 시장, 소형 뮤지컬 제작에는 ‘빛 좋은 개살구’ =뮤지컬 펀드 조성금이 급증하면서 반색을 표시하고 있는 업체들은 중소 뮤지컬 제작사들. 유명 제작사들의 경우 제작사의 브랜드만으로도 어렵잖게 투자자들을 찾을수있는 반면중소 뮤지컬 제작사들은 투자자 구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뮤지컬 펀드는 중소형 제작사로는 거의 유입되지 않는 상황이다. 한소형 뮤지컬 제작사는 “자산운용사에서 대형 업체들에는 끊임 없이 러브 콜을 보내지만 정작 소형 독립 프로덕션은 요청을 해도 반응이 없다”고 말했다. 고수익을 내야 하는 펀드의 특성상 대형 공연 위주로 투자가 이뤄질 수 밖에 없다는 얘기다. 실제로 A자산운용사 직원은 “뮤지컬‘캣츠’에 올해 5억원을 투자해서 30% 이상의 수익을 거뒀다”며 “3억원 미만의 소형 뮤지컬이나 연극은 원금 자체가 적어서 투자 매력이 적은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한편 공연 관계자들은 뮤지컬 관련 투자 펀드의 규모가 커진 만큼 뮤지컬 전문 펀드 매니저가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뮤지컬 ‘스위니 토드’를제작한 박용호 뮤지컬 헤븐 대표는 “대부분 펀드 매니저들이 공연에 대해 전문성 없이 돈 만을 쫓아 투자하는 현행 방식으로는 투자가 대형 작품으로 쏠릴 수 밖에 없다”며 “국내 공연계가 발전하고 투자 수익도 높이는 방법 중 중요한 한가지는 공연 전문 펀드 매니저를 육성하는 길”이라고 말했다. 입력시간 : 2007/10/07 18: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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