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사회지도층 성희롱 심각

"리얼 야동 보여달라" "사랑하면 안될까"<br>인권위, 사례 18건 공개

사회지도층의 성희롱 행동이나 발언이 심각한 상황인 것으로 나타났다. 5일 국가인권위원회가 공개한 '성희롱 권고결정 사례집'에는 지난해 6월부터 올해 6월까지 1년 동안 인권위가 시정 권고하거나 성희롱으로 인정한 사건 18건이 수록됐다. 기업체 직장 상사는 물론 사회복지법인 대표, 아동보호시설 상급자에다 대학교수ㆍ의사 등 지도층의 성희롱 발언이 위험 수위인 것으로 지적됐다. 공무원들이 산업시찰을 하고 돌아오는 관광버스에서 동료 여성 공무원을 성희롱했다가 인권위로부터 무더기로 경고받은 사례도 있다. 시찰 과정에서 남성 공무원들이 여성 반장 4명을 포함해 30여명이 탄 버스에서 상의를 벗고 집단적으로 춤을 춘 것. 이 가운데 한명은 맥주 캔을 흔들어 술을 뿌리는 등 성행위를 연상시키는 행동도 했다. 인권위는 "좁은 공간에 있는 여성들에게 혐오감과 성적 수치심을 갖게 할 수 있는 행동"이라고 판단해 경고조치하고 성희롱 예방교육을 이수할 것을 권고했다. 특히 회식자리에서 성희롱 발언이 많이 나타나고 있다. 한 피부과 의사는 회식 중 여성 피부관리사에게 배우자와 성관계 장면을 연출해보라는 의미로 "리얼 야동을 보여달라"는 등의 발언을 한 사실이 인정돼 특별인권교육 수강 권고를 받았다. 아동보호시설의 한 상급자는 회식자리에서 여직원에게 "안아 달라" "너를 사랑하면 안 될까" 등의 언동을 하거나 옷 속으로 손을 넣어 몸을 만진 행위 등으로 인권위에서 200만원의 손해배상을 하도록 권고 받았다. 경찰의 수사 또는 업무 도중 지적된 성희롱 사례도 있다. 경찰이 강제 추행 사건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피해자인 진정인이 "왜 여성경찰이 사건을 조사하지 않느냐"고 묻자 한 남성 경찰관은 "나이가 마흔인데 가슴 한번 만진 것은 내가 조사해도 되지 않겠느냐"고 대답했다. 또 광고업무를 대행하는 한 여직원은 계약 관계에 있는 한 중고차 관련 업체 사장에게서 업무상 주고받은 메신저로 성희롱을 당했다고 호소했다. 인권위 조사에서 해당 사장은 진정인에게 "우선 내 애인도 하고" "남편만 보고 살거야" 등의 메시지를 보낸 것으로 나타났다. 인권위는 이 같은 사례에 대해 특별인권교육을 시행할 것을 권고하거나 진정인의 정신적 피해에 대한 손해배상을 권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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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정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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