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고령화 쇼크] 16. '미스터 실버'가 움직인다

'21C 황금시장' 실버산업 선점하라"일본이 장기간에 걸친 경기침체로 고통을 겪고 있지만 그런 와중에서도 웃고 있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대표적인 예가 주택 리모델링사업을 하는 건설업자들입니다." 오동환 주일본 대사관 재경관의 말이다. 오 재경관은 "최근 들어 목욕탕에 보조기구를 달거나 노인들의 방에 손잡이를 설치하는 주택 리모델링이 큰 인기를 끌면서 시장 규모가 급팽창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세계 최장수국가 일본에서 노인층을 겨냥한 실버산업만은 불황을 모르는 21세기 황금시장이다. 이런 사실은 노인 관련 재화 및 서비스산업이 최근 연평균 9.4% 이상의 높은 성장세를 지속하는 것만 봐도 잘 드러난다. 대표적인 재화나 서비스가 노인들이 이용하는 휠체어, 특수침대, 입욕보조기구를 비롯한 보조용품과 최근 각광을 받고 있는 노인 생활 중심의 주택 리모델링 등이다. 지난 2001년 현재 39조엔규모인 실버산업이 오는 2025년에는 4배나 많은 155조엔에 이를 것이란 전망도 나왔다. ▶ 미래의 노인은 강력한 소비주체 실버시장이 미래의 유망산업으로 떠오르는 것은 우리나라라고 예외가 아니다. 오히려 일본보다 더욱 빠른 성장세를 보일 가능성이 높다. 유엔에 따르면 우리의 경우 고령화사회(65세인구가 전체인구의 7%이상을 차지하는 사회)에서 고령사회(14%)로 진입하는 기간이 19년으로 세계에서 가장 빠를 것으로 추정되고 있기 때문이다. 아직은 미흡하지만 정부의 사회보장정책도 노인들의 경제력을 뒷받침해주는 방향으로 가고 있어 실버산업의 잠재력을 확대시켜 줄 것으로 전망된다. 더욱이 앞으로 등장할 노인들은 인생에서 많은 것을 이룩한 여유로운 세대로 지금은 중장년층에 속한다. 미래의 노인들은 건강과 경제력, 교육수준면에서 과거의 노인들과 는 차원이 다르다. 이들은 흔히 '6G세대'로 통한다. 김만수 동신대학교 창업보육센터 소장은 "이들이 머리는 희끗희끗(Grey)하지만 세련되고(Grace), 점잖고(Gentle), 위대한 한국을 일궈낸 위대한(Great)세대로 마음은 언제나 푸른(Green) 인생의 황금기(Golden Age)를 맞이할 세대"라고 말한다. 기업들 입장에서 보면 독립된 소비세력을 형성할 6G의 '미스터 실버'들이 더할 수 없이 매력적으로 보일 수 밖에 없다. ▶ 국내 실버마켓은 아직 초기 단계 하지만 아직 노인들을 겨냥한 국내 실버산업은 이제 막 싹이 트기 시작한 단계다. 우선 시장기반이 매우 취약하다. 더욱이 외환위기 이후 실버시장에 대한 투자열기가 위축되면서 민간 기업들의 참여는 위축된 상황이다. 현재 우리나라 민간 전체소비에서 실버시장 비중이 차지하는 비율은 9%선에 그치고 있다. 미국에서 노인들이 민간 전체소비 가운데 30%를 차지하고 있는 것과 비교하면 매우 낮은 수준이다. ▶ 불타는 선진국 실버마켓 LG경제연구원에 따르면 미국의 경우 약 2만 여 개의 실버타운이 운영되고 있다. 힐헤븐(Hill Heaven), 비버리 엔터프라이즈(Beverly Enterprise) 등 대기업 계열에 진입한 회사만 7~8개에 이른다. 일본 역시 신일본제철, 일본생명 등 여러 대기업들이 사업다각화 차원에서 실버산업에 진출해 해외 선진업체 나 제약사 등고의 제휴를 적극 추진하고 있다. 배재성 LG경제연구원 책임연구원은 "국내기업 역시 장기적인 관점에서 선행투자를 단행하는 한편 운영노하우 확보 및 위험분산을 위해 선진업체 및 국내업체와의 제휴를 통해 사업을 전개하는 방안을 검토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 실버마켓은 노다지가 숨어있는 곳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은 2010년이면 우리나라 65세 이상을 대상으로 하는 실버 비즈니스 시장이 37조원으로 성장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60세 이상이면 총 지출규모는 54조원으로 껑충 뛴다. 삼성경제연구소는 "앞으로 가장 유망한 사업은 장기요양서비스, 보험, 자산운용서비스, 건강식품, 여행, 노인주택 등 실버산업"이라고 추정하기도 했다. 고정민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실버산업은 1만 달러 시대에 태동, 2만 달러 시대에 꽃을 피우는 산업"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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