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수상자 46명중 美서 30명이나 배출애덤 스미드, 데이비드 리카도, 칼 마르크스 등 경제학의 대혁명을 이룩한 위대한 경제학자들의 뒤를 이어 지구촌 경제를 원리적으로 재 해석한 이는 영국의 존 M. 케인즈다.
노벨경제학상은 바로 케인즈 서거 23주년을 기념하여 지난 69년에 제정됐으며 케인즈의 학문적 유산을 비롯 중농주의, 고전학파, 신고전학파, 제도학파 등 여러가지 큰 흐름을 이어받은 경제학자들의 업적을 기리기 위해 제정된 상이다. 경제학자라면 누구나 한번쯤 받아보고 싶어할 만큼 경제학계에서는 절대적인 권위를 인정받고 있다.
수상자들을 면면을 살펴보면 60세를 넘은 원로급 교수가 많았다. 그만큼 수상자들의 학설이나 이론이 단기간에 이뤄지지 않고 오랜 기간 동안의 연구와 경험을 통해 축적돼 왔다는 것을 의미한다.
지난해까지 수상자 46명을 국가별로 나눠보면 미국이 단연 압도적으로 많다. 특히 최근에 와서 미국 독점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는데 미국이 지식산업에 대한 지배력을 강화하고 있다는 사실과 무관치 않은 것으로 보인다.
30명의 수상자를 배출한 미국은 14명의 수상자를 낸 시카고대(大)의 독주속에 하버드대와 컬럼비아대가 각각 7명으로 뒤를 잇고 있다.
동양인으로서는 유일하게 인도의 아마르티아 센이 98년 빈곤 타파를 위한 후생경제학 정립의 공로로 상을 받았다.
노벨경제학상 수상자 발표는 최근 경제학의 트렌드를 살피기 좋은 기회다. 지금까지 수상자들의 학설과 이론을 고찰해 봐도 그렇다.
초기 수상자들의 연구분야가 주로 계량경제학 중심이었던 데 비해 최근 수상자들의 연구 분야는 파생금융상품, 인간의 경제행위, 빈곤문제, 자원의 효율적 이용 등으로 다양해지고 있다.
특히 지난 93년 미국의 로버트 포겔과 더글라스 노스가 경제사 연구로서 수상의 영광을 안게 된 것은 91년이래 다양성을 보이기 시작한 노벨경제학상 선정의 기준을 엿보게 하는 대목이다.
수상과 관련 부정적인 면도 없지 않다. 미국의 대형 헤지펀드인 롱텀캐피털매니지먼트(LTCM)의 지난 98년 파산은 업계는 물론 노벨 위원회까지 궁지에 몰아넣었다.
파생금융상품이론으로 97년 경제학상을 공동 수상한 로버트 머튼과 마이런 숄즈가 회사를 만들어 자신들의 이론을 근거로 투자했다 쪽박을 찼기 때문이다. 이들 수상자가 노벨상의 권위를 실추시켰다는 비난을 받은 것은 물론이다.
한운식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