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센터’가 시중은행의 새로운 접전장으로 부각되고 있다. 정부의 해외송금 자유화 조치로 해외 이주와 유학 등 관련 수요가 크게 늘어나면서 해외송금과 환전을 비롯한 외환부문 특화 서비스에 대한 고객들의 니즈(needs)가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이 부문의 선두주자인 외환ㆍ신한은행이 네트워크 확충을 선언하고 있는 가운데 후발주자인 국민은행도 외환센터 증설을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현재 11개의 ‘이민전담센터’를 운영해 가장 많은 네트워크를 보유한 외환은행은 올해 중으로 전담센터를 20개까지 늘리기로 했다.
신한은행도 현재 10곳으로 운영하고 있는 ‘유학이주센터’를 하반기 중 크게 늘리기로 했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해외 이주 인구가 지속적으로 증가하면서 이주센터에서 제공하는 서비스가 다양화되고 있어 높은 수익성을 유지할 수 있기 때문에 이주센터 증설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국민은행은 지난 18일 기존 명동사옥 별관에 있던 이주센터를 ‘KB 외환 프라자’로 확대 개편해 1호점의 문을 열었다. 강북점에는 3개의 상담실을 비롯해 60여평의 공간에 4명의 외환 및 자금운용 전문가들을 배치했다. 이영섭 국민은행 수신팀 과장은 “조만간 3명의 직원을 더 배치해 외환 서비스를 강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국민은행은 이와함께 9월 중 강남점을 오픈하고 내년 중에는 지방 거점도시에도 2~3개의 외환프라자를 신설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외환센터에서 제공하는 서비스도 몰라보게 달라지고 있다. 과거 이주센터는 단순히 환전과 송금 등 이주자에 대한 기본 서비스에 치중했지만 이제는 ‘자산관리’가 더 강조되는 추세다. 이주자들이 보유한 국내자산에 대한 세금납부와 자금이체 대행은 기본이고 이제는 국내 부동산을 담보로 해외은행에서 차입을 주선해주기도 한다.
외환은행은 복합 서비스를 제공하는데 역점을 두고 있다. 국내외 자산관리 뿐 아니라 해외 이주자를 위한 사전 금융서비스와 함께 신용카드 발급 등에 대한 지원에도 나서고 있다.
국민은행은 미국 교포은행인 나라은행과 손잡고 국내 부동산에 대한 보증을 통해 현지 은행에서 자금을 빌릴 수 있는 서비스를 계획하고 있다. 이 과장은 “최근들어 기러기 아빠의 해외 부동산 매입이 가능해지면서 절차 등을 문의하는 전화가 늘고 있다”면서 “해외 부동산 매입을 지원하는 업무도 향후 크게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신한은행은 특화서비스로 승부를 걸고 있다. 고객이 원하는 날짜에 자동으로 해외 지정계좌로 송금을 대행해주는 서비스는 유학생 부모들로부터 인기를 끌고 있는 서비스. 국내외에서 긴급자금이 필요할 때 리얼타임으로 송금해주는 서비스도 인기 상한가다.
신한은 현재 일본과 중국ㆍ홍콩ㆍ베트남에 대해 이 서비스를 실시하고 있다. 유학이나 이민을 가는 고객을 위해 국내에서 현지은행 계좌를 미리 개설할 수 있도록 도와주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