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D램값 3% 상승삼성등 공조 힘입어 한달만에 반등 성공
수직 낙하하던 D램 값이 지난 13일을 고비로 일단 반등에 성공했다. 한달여 만이다. 비관론 일색이었던 D램시장 전망도 낙관의 기미가 다소나마 섞이는 듯하다. 대체적인 분위기는 2달러선(128메가D램 기준)을 지지선으로 바닥을 쳤다는 것이다.
문제는 15일부터 시작되는 장기 공급선과의 고정거래가 협상. D램 값을 끌어 올리기 위해 공동보조를 취하기 시작한 메모리업체들과 현물가격 급락을 등에 엎고 가격을 대폭 내리려는 PC업체와의 한판 힘겨루기가 진행될 전망이다.
◈ D램업체들의 사활건 공동보조
이달 초 이후 진행된 D램 가격폭락의 가장 큰 원인은 공급업체들의 카르텔이 붕괴됐기 때문이었다. 특히 마이크론테크놀로지는 하이닉스반도체와의 매각협상이 깨진 뒤 무더기 재고물량 방출에 나섰다. 여기에 유통업체들도 가격하락 전망에 재고를 감축하고 신규수요를 억제했다.
이런 상황은 지난주 말을 고비로 변하는 추세다. 삼성전자-마이크론-하이닉스-인피니온 등 '빅4' 업체들이 지난주 미국에서 회동, 가격을 지탱하기 위해 심리적 카르텔을 통해 공동보조에 나선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어 아시아에서도 삼성전자와 하이닉스가 타이완의 D램업체들과 공동보조에 나섰다. 이들은 지난주 타이완에서 회동, 가격 지지를 위한 전략을 협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반증하듯 마이크론과 하이닉스는 현물시장에서의 물량 방출을 줄였다. 유통업체들은 이런 상황을 간파, 물량확보에 나섰고 이는 미미하나마 반등세로 나타나고 있다.
◈ 15일부터 치열한 힘겨루기
D램업체들이 이처럼 무너졌던 암묵적 카르텔을 복원한 것은 15일부터 시작되는 장기 공급선과의 고정거래가 협상 때문이다. D램시장의 가격주도권은 여전히 PC업체 등이 잡고 있다.
현물시장 패닉으로 지난주까지도 일부에서는 이번 협상에서 4달러대인 고정거래가가 3달러 초반까지 급락할 것이란 전망까지 나왔다. 민후식 동양종금증권 애널리스트는 "이번 협상이 앞으로 가격추이의 최대 고비"라고 밝혔다.
그는 "4~4.2달러선인 고정거래가가 3.5달러 아래로 떨어지면 D램 값은 현 바닥세에서 상당기간 하향 조정국면을 이어갈 것"이라며 "반면 3.5달러 이상만 지켜내면 반등에 성공해 오는 6월 비수기 조정을 거친 뒤 7월부터 상승세를 탈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영기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