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日-中 디플레책임 논쟁 가열

"값싼 제품 수출이 원인 "개혁실패 탓 전가말라" "구조조정의 책임을 우리에게 전가하지 말라" 장기 침체에 시달리는 일본이 주장하는 디플레 현상의 '중국 책임론'에 중국이 반박하면서 양국간 디플레 논쟁이 뜨겁다. 최근 구로다 하루히코(黑田東彦) 일본 재무성 차관이 "중국이 가격 디플레이션을 다른 나라로 수출하고 있다"고 지적하자, 발끈한 중국이 일본 정부의 구조개혁 부진을 쏘아붙이며 역공에 나선 것. 파이낸셜 타임스는 21일 주원종 중국 외교부 부부장이 "일본이 떠안은 문제는 은행과 금융시스템을 일찌감치 개혁하지 못한 결과"라며 일본측 논리를 비난했다고 전했다. 일본이 경제가 어려움에 빠진 책임을 남의 탓으로 돌리고 있다는 것이 중국측 주장이다. 중국은 값싼 '메이드 인 차이나'제품으로 세계 시장을 속속 잠식하며 각국 디플레의 주범(主犯)으로 지목받아 온 지 오래다. 저임금과 최근의 품질 향상으로 세계 기업들의 '제조 기지'로 위상을 굳힌 중국이 저가 제품과 함께 디플레 현상을 각지로 수출하고 있다는 것이 주요 경제국들의 공통된 인식. 중국의 소비가전 업체들은 올 상반기 수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8%나 늘어난 44억4,000억달러에 달해 해외 시장 장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특히 중국 제품의 약진으로 일본이 입은 피해는 막대한 실정. 10년 이상 지속되는 불황 속에서 소비자들이 값싼 제품을 찾아 몰려가면서, 중국산의 침투가 어느 곳 못지않게 급속도로 진전되고 있기 때문. 구로다 차관은 지난 14일 도쿄에서 열린 국제 심포지엄에서 중국의 저가 제품 공세와 고정환율제가 경쟁국에 가격 하락 압력을 가하고 있다며 '중국 책임론'을 강조했다. 이에 대해 중국의 경제구조조정 국가자문회의 송 쟈오우 교수는 세계 수출량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여전히 작다며 일본의 주장이 "자신의 책임에서 벗어나려고 하는 것일 뿐"이라고 말했다. 중국은 미국, 일본, 독일에 이은 세계 4위 수출국으로, 연간 수출규모는 미국의 3분의 1인 3,200억달러 수준이다. 신경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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