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은행] 무인대출 시대 자리잡는다

◇인터넷에서 폰대출…CD기대출까지=한미은행은 현재 진행 중인 전산작업을 마무리하는 대로 오는 11월 초부터 CD기 등 자동화기기를 통한 대출이 가능토록 할 방침이다. 우선 예·적금 담보대출을 실시한 후 연말까지 신용평가시스템이 완료되면 자동화기기를 통한 신용대출을 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에 앞서 20일부터는 전화대출 서비스를 시작, 예·적금이나 신탁을 담보로 최고 3,000만원까지 대출해주고 있다. 또한 대출받을 수 있는 시간은 오전8시부터 오후8시까지로 은행 영업시간이 무의미해지고 있다. 주택은행도 예수금 거래고객이나 우량고객이 직접 전화를 이용해 무보증대출 또는 예·적금 담보대출을 즉시 받을 수 있는 「전자자동대출」을 시행하고 있다. 대출을 원하는 고객은 1588-9999번만 누르면 은행에 가지 않고 아침8시부터 밤10시까지 전화로 대출가능금액을 조회, 즉시 대출받을 수 있다. 은행권에 무인대출이 선보인 것은 지난 7월부터. 하나·신한·주택은행 등이 7월 초순 잇달아 「사이버론」이란 이름 아래 인터넷대출에 돌입했다. 이어 조흥·한미 등도 이르면 10월부터 인터넷대출을 시작할 예정이다. 신한은행의 경우 벌써 인터넷대출 건수가 두달여 사이에 5,000건이 넘은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한빛은행은 27일 전산통합이 마무리됨에 따라 본격적인 사이버대출 시장에 나설 예정이다. 현재의 인터넷대출 시스템은 대부분이 예·적금이나 아파트를 담보로 이루어지는 대출이기 때문에 완전한 무인대출이라고는 볼 수 없다. 그러나 부분적으로 내부 신용평가시스템에 의해 신용대출을 취급, 확대할 계획이어서 이르면 연말께 완전한 무인대출로 전환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창구에서 손님 내몰기 위한 아이디어 백출=은행권이 무인대출 확대에 안간힘을 쏟는 기본이유는 생산성 제고다. 감원에 이어 선진국 수준의 생산성에 맞추기 위해서는 은행창구에서 손님을 「내모는」 방법밖에 없기 때문. 주택은행은 영업점 방문고객에게 PC뱅킹 이용자 중 하이텔 미가입자에게 인터넷을 이용할 수 있는 이용권 및 통신 전용CD를 주고 있으며 한미은행도 「자동화 모음거래 우대제도」를 시행, PC뱅킹이나 폰뱅킹 등 3가지 이상 자동화 거래를 이용하면 수수료면제, 대출금리 우대, 보너스 대출 등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연말까지는 터전잡기, 내년부터는 또하나의 경쟁= 은행권은 대출시장의 이같은 변화움직임이 연말까지는 터전잡기에 그칠 것으로 보고 있다. 고객들의 의식변화가 선행되지 않은 상황에서 시장확대도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는 설명. 그러나 은행권은 내년부터 상황이 달라질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제일은행 매각과 함께 뉴브리지가 선진금융기법 아래 시장에 침입할 경우 국내 은행들의 대출관행이 급변하고 이에 따라 새로운 경쟁시장이 본격적으로 도래할거라는 것이다. 주택은행 관계자는 『무인대출 확산은 은행 전체의 생산성 제고를 위해 과도기적으로 거쳐야 할 단계』라며 『대전제는 은행권의 과학적 신용평가 모델개발 노력과 고객들의 의식변화에 달려있다』고 설명했다. 김영기기자YGKIM@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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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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