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2005 떠오르는 향토 CEO] 구자신 쿠쿠전자회장 /울산

‘쿠쿠밥솥 성공신화’ 이젠 세계로<BR>R&D투자 늘려 자체브랜드 성공…국내 밥솥시장 50%이상 점유<BR>“반드시 세계의 밥맛 지배할것”


국내 최고의 전기밥솥 브랜드로 우뚝 선 ‘쿠쿠전자’는 특유의 ‘한우물 파기’ 경영으로 국내를 넘어 세계를 향해 순항을 거듭하고 있다. 구자신(64) 회장과 ‘쿠쿠밥솥’의 성공신화는 한편의 드라마와도 같다. ‘사즉생(死卽生), 생즉사(生卽死)’의 당찬 일념으로 IMF 위기를 넘어 온 것이다. 중소 납품 업체들이라면 대개 거래처인 대기업으로부터 주문이 끊기면 힘 한번 써보지 못하고 주저 않는다. 하지만 구 회장은 위기를 기회로 반전시키고, 배수진의 각오로 다시 일어나 오히려 대기업의 아성을 무너뜨린 일화로 유명하다. 경남 양산시 교동에 자리잡은 쿠쿠전자. 이 회사에서 생산하는 쿠쿠(CUCKOO) 밥솥은 대기업의 하청 언저리에서 벗어나 이제는 대기업도 두려워 하는 이 분야 최고의 제품으로 군림하고 있다. 쿠쿠밥솥은 밥솥의 대명사일 뿐만 아니라 국내 중소기업이 나아가야 할 바로미터가 되고 있다. 구 회장은 “중소기업이 치열한 시장경쟁에서 우위를 차지할 수 있는 길은 전문성 확보에 달려 있다”고 말한다. 그의 말대로 이 회사는 총 매출액의 6~7%를 매년 연구개발(R&D)비로 쏟아 붓고 있다. 지난해 총 매출이 2,000억원대인 점을 감안하면 100억 원 넘는 돈이 R&D에 지출된 셈이다. 쿠쿠전자가 중소기업으로서는 막대한 금액을 R&D에 지출하면서도 매년 기업수지가 개선되는 성장가도를 달리기까지는 IMF 당시 회사의 존폐 위기를 돌파해 온 전직원의 단합된 힘이 있다. 지난 98년 당시 구 회장은 밥솥을 전량 OEM방식으로 납품하던 모 대기업으로부터 청천벽력 같은 소식을 접했다. 경기침체로 밥솥시장을 포기한다는 것이었다. 500여 직원들의 생계가 한 순간에 끊기는 순간이었다. 구 회장은 “이대로 주저앉을 수만 없다는 생각에 숱한 날들을 고민 하던 중 직원들에게 자체브랜드로 마지막 승부를 걸어보자고 제안했다. 모두들 흔쾌히 동의했고, 고생의 길을 따라준 결과 지금의 쿠쿠밥솥이 있게 됐다”고 술회했다. 구 회장은 “막상 자체 브랜드를 출시했지만 낮은 인지도 때문에 전직원이 몇 달 동안은 거의 잠도 못자고 발로 뛰던 일을 생각하면 지금도 모두들에게 고마울 따름”이라고 말했다. 자체 브랜드에 대한 구 회장의 깊은 애착은 지금껏 쿠쿠전자를 이끌며 보여 준 그의 경영철학에서도 잘 엿볼 수 있다. 현재 양산상공회의소 회장을 맡고 있는 구 회장은 회원사 CEO들에게 틈만 나면 다음과 같은 중소기업 성공철학을 역설하곤 한다. “R&D를 통한 투자를 게을리 해서는 안됩니다. 기술의 성장은 기업 전문성과 경쟁력 확보에 필요하며 이를 통한 틈새시장의 공략으로 세계시장까지 진출할 수 있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됩니다.” 구 회장이 기술을 강조하는 이유는 결국 강력한 브랜드 파워를 확보하기 위한 것이다. 구 회장은 평소 “소비자는 브랜드를 보고 제품을 선택하므로 시장에서 살아 남기 위해서는 독립브랜드를 만들고 소비자에게 자사 브랜드에 대한 인지도를 높이는 길 밖에 없다”고 강조한다. 그의 이 같은 브랜드 지론에 따라 쿠쿠 전기밥솥은 현재 약4,000억원대의 국내 시장을 50%이상 점유하는 `밥솥 명가`의 자리를 확고히 지키고 있다. 구 회장은 “이젠 국내 1위 자리를 뛰어 넘어 세계 1위를 향해 뛸 때”라며 “반드시 세계의 밥맛을 지배하겠다”고 새로운 도약 의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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