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가 소니와 전략적 제휴를 맺고 공동사업을 진행키로 해 KT와 마이크로소프트의 2년간의 `밀월`이 깨지는 것 아니냐는 의혹이 일고 있다.
KT와 소니컴퓨터엔터테인먼트코리아(SCEK)는 9일 비디오게임기 플레이스테이션2(PS2)와 무선랜 서비스 `네스팟`의 공동 마케팅을 진행하기로 하고 제휴를 맺었다고 밝혔다.
두 회사는 KT 초고속인터넷 가입자들에게 PS2 본체와 주변기기, 타이틀, 네스팟 1개월 체험권 등을 묶은 패키지 상품을 오는 15일부터 20% 할인된 가격에 판매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제휴는 KT가 그동안 PS2의 최대 경쟁자인 마이크로소프트(MS)의 게임기 X박스와 적극적인 마케팅 제휴를 검토해 왔다는 점을 고려할 때 `이상징후`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MS는 지난 2001년 KT에 전략적 투자를 단행한 이후 긴밀한 제휴관계를 맺어왔지만 최근 KT가 MS를 배제하고 삼성전자와 포괄적 전략제휴를 체결하면서 균열 조짐을 보였다.
두 회사는 그동안 공동으로 추진하던 인터넷전화(VoIP)와 무선인터넷 접속 사업 등이 의외로 부진한 성과를 내자 제휴관계를 끝내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업계 일각에서는 MS가 5억 달러를 투자해 전환사채 방식으로 확보했던 KT 지분을 내년 1월 돌아오는 전환기간에 정리하고 제휴관계를 청산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을 제기하고 있다.
KT는 이번 제휴가 이벤트적 성격을 가진 제한적인 것이라며 확대해석을 경계하고 있지만 한국MS 쪽 분위기는 사뭇 다른 것으로 전해졌다.
한국MS 측 한 관계자는 “KT에 소니와의 제휴를 크게 포장하지 않도록 강력하게 요청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혀 다소 불쾌감이 있음을 감추지 않았다.
<김문섭기자 clooney@sed.co.kr>